logo
 
 
 
prev 2024. 11 next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조용히 세상과 함께 늙어가는 일이란 내가 늙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동갑내기의 아내가 늙어가는 것은 참 가슴 아픈 일이다. 아름다웠던 아내의 모습도 벌써 황혼녘에 접어들고, 이제는 어버이날에 두 아이들이 고맙다고 선물을 내밀면 너무나 좋아서 틀니가 빠질 정도로 웃어대는 늙은이가 되어간다. 지난 세월에 만났던 모든 사람들에게 나는 고마움을 느낀다. '인생이란 고통의 실로 짜는 피륙과 같은 것'이라는 브레이크가 쓴 시구처럼, 인생이란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연으로 짜이는, 그 안에서 만남과 헤어짐이 어우러져 가로세로로 직조되는 한 벌의 옷감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우리는 이 땅에 태어나면서 삶이란 옷 한 벌을 받았고 그 옷에 새겨진 무늬가 닳아 없어질 때까지 이 땅에 머물다 간다. 우리 삶에 입혀진 무늬가 서서히 먼지로 사라져 갈 때까지. 삶의 무늬들이 다 닳아 없어져 반들반들한 땅이 될 때까지. 젊은 시절 그토록 고왔던 아내가 늙어가는 것을 보는 일이란 내게 주어진 삶의 무늬가 서서히 빛 속으로 사라져가는 일을 보는 것과도 같다. 함께 늙어가면서 우리는 같은 무늬로 동화되어 서서히 세상의 공기 속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비로소 한 몸이 되는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공지 기타 컴퓨터로 TV보기 (지상파 및 종편)
공지 기타 신문 잡지 보기
847 유머 남편이 바람을 피우면
846 사진 아름다운 달걀 작품
845 건강 나이 들면서 변하는 상황
844 사진 자연의 생명력
843 유머 임금님의 해구신
842 건강 어느 의사의 충고
841 사진 경주 유적지의 옛모습
840 사진 희귀한 역사의 사진들
» 자유글 조용히 세상과 함께 늙어가는 일이란
838 유머 남태령 송덕비에 뭐라고 썼기에
837 유머 성교육시간에...
836 사진 100년전 우리의 풍물
835 사진 세계를 감동시킨 두팔 없는 10인
834 사진 신비로운 형상
833 건강 치매예방을 위한 뇌훈련
832 건강 노인성 치매
831 자유글 자식을 조심합시다
830 사진 이제까지 본 적이 없는 사진들
829 건강 햇볕을 못 쬐면 무슨 병에 걸릴까?
828 자유글 버리고 비우는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