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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의 끝에 서면 늘 회한이 먼저 가슴을 메운다.
고마운 사람들, 아름다운 만남, 행복했던 순간들, 가슴아픈 사연들, 내게 닥쳤던 모든 것들이
과거로 묻혀지려 한다.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옮기며 좋았던 일들만 기억하자고 스스로에게 다짐 주어도
한 해의 끝에 서면 늘 회한이 먼저 가슴을 메운다.
좀 더 노력할 걸
좀 더 사랑할 걸
좀 더 참을 걸
좀 더 의젓할 걸
좀 더 좀 더
나를 위해 살자던 다짐도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헛되이 보내버린 시간들 아무것도 이룬 것은 없고 잃어버린 것들만 있어
다시 한 번 나를 자책하게 한다.
얼마나 더 살아야 의연하게 설 수 있을까
내 앞에 나를 세워두고 회초리 들어 아프게 질타한다.
그러나 내가 만났던 모든 일들에 감사하며
나와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에 감사하며
나를 나이게 한 올 한 해에 감사하며
감사의 제목들이 많아 조금은 뿌듯도 하다.
멋진 내일을 꿈꿀 수 있어 또한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