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애리조나 주에는 ‘썬 밸리’(Sun Valley)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그 도시는 미국의 억만장자들이 은퇴 후에 모여서 사는 곳입니다.
모든 것이 풍족하게 갖춰진 호화로운 곳이니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당연히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하게 살 것 같은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시내에서
옹기종기 모여사는 보통 사람들보다 치매 발병률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사실에 이시형 박사가 그 이유를 조사하고자 그 마을에 들어갔지요.
가보니 정말 지상낙원이 따로 없었습니다.
55세 이하는 입주 금지입니다.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없습니다.
아무데서나 볼썽사납게 애정표현을 하는 젊은 커플도 없습니다.
음식 냄새 풀풀 풍기는 노점상도 없고, 길거리 벤치에 누워서 자는 노숙자도 없습니다.
그곳에서는 자동차도 노인들을 놀래키지 않기 위해 시속 25킬로미터 이하의 속도로
달려야 합니다.
모든 편의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고, 최신 의료시설에 최고의 실력을 지닌 의사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거기에는 우리 삶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세 가지 요소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세 가지가 없는 것이 바로 치매 발병률이 높은 이유라고 밝혀졌습니다.
첫째로 ‘스트레스’가 없었고, 둘째로 ‘걱정’이 없었으며, 셋째로 ‘변화’가 없었지요.
여러가지 문제가 있고, 그 문제와 싸우느라 스트레스를 받으며, 스트레스를 이겨내고자
하는 것이 병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데 그런 것들이 없다보니 ‘면역력’이
져서 더 쉽게 병에 걸리게 된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이 ‘썬 밸리’에 살던 사람들이 다시 자신이 원래 살던 마을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스트레스 없는 세상에서 새장 속의 새처럼 나약하게 사는 것보다는 여러 어려움들을
겪으면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것이 더 건강해지는 방법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