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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상 왔다가는 나그네여, 가져 갈 수 없는 짐에 미련을 두지 마오.
빈 몸으로 와서 빈 몸으로 떠나가는 인생,
무겁기도 하건만 그대는 무엇이 아까워 힘겹게 이고지고 안고 시시나요.
빈손으로 왔으면 빈손으로 가는것이 자연법칙이 거늘
무슨 염치로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져 가려 합니까.
간밤에 꾼 호화로운 꿈도 지나고 나면 무상 할 뿐이지요.
어제의 꽃피던 봄날도 오늘의 그림자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데.
그대는 지금 무엇을 붙들려고 그렇게 발버둥 치고 있나요.
발가벗은 몸으로 세상에 나와서 한 세상 사는 동안 이것저것 걸쳐입고
세상구경 잘 했으면 만족하게 살았지요.
무슨 염치로 세상 모든것을 가져가려합니까.
황천길은 멀고도 험하다 하는데 무슨 힘이 있다고 애착을 벗어 나지 못하는가.
어차피 떠나가야 하는 길이 보이면 그 무거운 짐일랑 다 벗어 던져 버리고
처음 왔던 그 모습으로 편히 떠나 보시구려.
이승 것은 이승의 것이니 아예 마음에 두지 마오.
떠날땐 맨몸걸쳐주는 무명천 하나만 걸쳐도 그대는 그래도 손해 본것 없지 않소.
너무 힘들게 살지 마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