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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누구보다 이쁜 초등학생 딸이 있습니다.
그런데 딸이 학교에서 배워 오는 것을 보면 세대 차이와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딸의 나이일 때는 겨우 알파벳 정도 외우고 있었는데
딸은 벌써 영어로 대화하는 걸 배운다고 합니다.
그런 딸이 어느 날 저에게 자랑스러운 얼굴로 말했습니다.
"아빠, 영어로 가족이 뭔지 알아?"
"Family지. 아빠가 미영이 보다 영어 잘할걸."
"그럼 아빠 Family의 어원이 뭔 줄 알아?"
딸이 '어원'이라는 말을 쓰는 것에 놀라면서 동시에 어떻게 말해야 하나 난감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인문학자는 아니지만 Family의 어원을 알고 있었거든요.
가족(family)의 어원은 라틴어에서 유래되었는데
고대 로마에서 하인이나 노예를 가리키는 말이자 논, 밭, 집, 가축처럼
한 남자에 속한 생산도구를 지칭하는 단어에서 현재의 가족을 뜻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딸에게 설명할까 고민하는데 딸이 의기양양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아빠는 그것도 몰라?
Father + And + Mother + I + Love + You.
'아빠 엄마 사랑해요'를 섞은 거잖아."
저는 결국 아무 반론도 하지 못하고 "그래, 미영이 말이 맞다"라고 말하며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