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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종이에 쓰는 언어라면 말은 허공에 쓰는 언어이다.
허공에 적은 말은 지울 수도 찢을 수도 없다.
한 번 내뱉은 말은 자체의 생명력으로 공기를 타고 번식한다.
말은 사람의 품격을 측정하는 잣대다.
품격의 품(品)은 입 구(口)자 셋으로 만든 글자이다.
입을 잘 놀리는 것이 사람의 품위를 가늠하는 척도라는 것이다.
논어에 입을 다스리는 것을 군자의 덕목으로 꼽았다.
군자의 군(君)을 보면, '다스릴 윤(尹)' 아래에 '입 구(口)'가 있다.
입을 다스리는 것이 군자라는 뜻이다.
세 치 혀를 간수하면 군자가 되지만 잘못 놀리면 소인으로 추락한다.
공자는 "더불어 말하여야 할 사람에게 말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는다.
더불어 말하지 말아야 할 사람에게 말하면 말을 잃는다"고 하였다.
영국 유명 작가 '조지 오웰' 은 "생각이 언어를 타락 시키지만
언어도 생각을 타락 시킨다"고 하였다.
나쁜 말을 자주 하면 생각이 오염되고 그 집에 자신이 살 수밖에 없다.
말을 해야 할 때 하지 않으면 백 번 중에 한 번 후회하지만,
말을 하지 말아야 할 때 하면 백 번 중에 아흔 아홉번 후회한다.
말은 입을 떠나면 책임이라는 추(錘)가 기다리며,
덕담은 많이 할수록 좋지만 잘난 척 하면 상대방이 싫어하고
허세는 한 번 속지 두번 속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람의 품위는 마음만 가지고 있어서도 안되고 반드시 실천이 따라야 한다.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은 뒤에서도 하지 말고
흥분한 목소리 보다는 낮은 목소리가 더 위력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