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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저녁 식사 때 8살 어린 아들의 젓가락질이 서툴자

아빠가 말합니다.

 

"아들아, 젓가락질 잘해야 어른들에게 예쁨 받는단다.

이렇게 중지 위에 젓가락을 올려놓고 엄지로 눌러주렴.

검지는 힘을 빼고 재치 있게 움직여야 해."

 

언젠가는 자연스레 하게 될 젓가락질이지만

그 과정을 바라보는 아빠에게는 나름의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젓가락질은 사실 어려운 일이 맞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도 비슷합니다.

 

젓가락 두 짝, 서로의 높이를 잘 맞춰야 하는데

높이 있는 쪽은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낮추고

낮은 쪽은 위축되지 말고 자신 있게 높여야 합니다.

 

이렇게 젓가락질을 잘하기 위해서는

무려 30여개 관절과 64개 근육이 함께합니다.

많은 부분이 서로 협력해서 움직일 때 가능한 것입니다.

 

반면 포크질은 마냥 쉽습니다.

그리고 빠르고 편리하기까지 합니다.

포크질을 대충대충 해도 포크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만나는 존재마다 구멍을 내고 상처를 내는 문제가 생깁니다.

 

인생에서도 상처를 주지 않고 임무를 완수할 수 없는 것이 포크와 같은 삶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포크는 혼자서 일합니다.

크게 손발을 맞출 필요가 없습니다.

포크에게 다른 이와 함께하는 일은 그저 불편하게 여겨질 뿐입니다.

 

젓가락질 같은 삶을 닮겠습니까,

아니면 포크질 같은 삶을 닮겠습니까?

 

간편한 것이 늘 최고는 아닙니다.

때로는 고생하고 돌아가더라도 협력하고 연대하여 만들어낸 것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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