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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혜로운 스승의 집에 제자가 인사차 찾아왔다.
이 스승의 집에는 진귀한 골동품이 많았는데

진열장에는 지난번에 왔을 때 보이지 않던 작은 주발이 하나 놓여 있었다.
빛나는 그 주발에 관심이 쏠린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스승님, 이 주발을 어디서 구하셨습니까?”
그러자 스승은 무관심하게 대답했다.
“응, 그건 밥을 구걸하다 얼마 전에 굶어 죽은 한 거지의 밥통이라네.”

 

제자는 스승의 대답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다시 질문했다.
“스승님, 이 주발의 주인이 거지였다는 건 믿을 수 없어요.
이렇게 값진 골동품을 가진 사람이 거지일 리가 없잖아요? 진실을 말씀해 주세요.”
“그게 진실이야. 그건 분명 거지의 밥통이었어.”

 
제자는 더욱 궁금증이 많아졌다.
“그렇다면 그 거지는 왜 이 주발을 팔지 않은 거죠?
이 주발을 팔면 엄청난 돈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요.”
“글쎄, 그건 간단하면서도 아주 어려운 문제지.”

 
“어려운 문제라뇨?”
“그건 가치에 관한 문제야. 자신의 가치를 잘 알지 못하고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급급하기 쉬운 현실을 말하는 것이지.”
그제야 제자는 스승의 말뜻을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거지는 너무 배가 고팠지만 자신에게 얼마나 값진 물건이 있는지를 알지 못했군요.
바보처럼 말예요.”

 
“그래, 맞아. 그 바보는 바로 골동품 보는 날카로운 눈을 가진 것을 모르고

관심도 없는 숫자에만 매달려 있는 자네일 수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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