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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상 왔다가는 나그네여
가져갈 수 없는 무거운 짐에
미련을 두지 마오.
빈 몸으로 와서
빈 몸으로 떠나가는 인생...!
또한 무겁기도 하건만
그대는 무엇이 아까워
힘겹게 이고 지고 안고 있나.
빈손으로 왔으면
빈손으로 가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거늘
무슨 염치로 세상 모든 걸
다가져가려 하나...!
간밤에 꾼 호화로운 꿈도
깨고 나면 다 허무하고 무상한 것
어제의 꽃 피는 봄날도
오늘의 그림자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데,
그대는 지금 무엇을 붙들려고
그렇게 발버둥치고 있나...!
발가벗은 몸으로 세상에 나와
한세상 살아가는 동안
이것저것 걸쳐 입고
세상구경 잘하면 그만이지,
무슨 염치로
세상 것들을 다 가져가려 하나...!
황천길은 멀고도 험하다 하건만
그대가 무슨 힘이 있다고
무겁게 애착에서 벗어나지 못하나.
어차피 떠나야 할 그 길이라면
그 무거운 짐일랑 다 벗어 던지고
처음 왔던 그 모습으로 편히 떠나 보구려...!
이승 것은 이승 것
행여 마음에 두지 마오.
떠날 땐 맨몸 덮어 주는
무명천 하나만 걸쳐도
그대는 그래도
손해 볼 것이 없지 않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