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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야 100년도 안 되는 짧은 인생길에서,
어찌어찌 높아지고 무엇무엇 좀 움켜쥐었다고
우쭐대고 자랑하며 뽐냄을 즐겨하는 사람들아!
노랑 빨강 울긋불긋 온 산을 치장하던 아름다운 단풍들도,
보라!, 분홍 온갖 교태로 아름다움을 뽐내던 예쁜 ‘꽃’들도
해 지고 밤이 되면 모두가 어둠 속에 묻혀 같은 색깔이 되고
천하제일 권세가와 부호라는 사람들도,
생전의 영웅호걸. 경국지색 절세미인도.
이승의 울타리 넘어서면 백골된다네.
있음을 자랑하고 높음을 뽐내며 무너지고 사라질 물사에 목을 매고
단풍놀이 영원할 듯 기뻐 웃는 어리석은 사람들아!
엄동설한 매서운 바람 이제 곧 닥쳐오리니,
소리 없이 흐르는 세월 앞에 금석인들 온전할까?
보시게. 그 많은 사람들이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며
희희낙락 쳐다보던 한가위 둥근 달도.
이제 겨우 며칠 지났다고 벌써 이렇게 찌그러졌는데.
살아서는 남들의 질시와 손가락질 받기 쉽고
죽어서는 후세인들에게 욕 듣기 쉬운 속세의 지위와 부가 얼마나 가겠는가?
그러니 높은 자리 물러나서도 손가락질 아니 받고
빈한해져서도 천대받지 않고 죽은 뒤 욕먹지 않으려거든,
높을수록 너그럽고 있을수록 겸허해야 하는 법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