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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는 건기가 닥쳐오면 수만 마리의 물소 떼가 목숨을 건 대이동을 한다.
이때 어떤 물소가 대이동의 리더가 될까?
가장 힘 센 놈? 가장 빨리 달리는 놈?
빨리 달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방향을 잡는 능력이다.
뛰어난 후각으로 물이 있는 지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곳까지 가는 가장 빠른 경로를 찾는 놈이
리더가 된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선 결정적인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
어느 때인가 수천 킬로미터를 내달려 온 물소 떼가 강을 불과 몇 킬로미터 앞두고 대형 참사를
당한 적이 있었다.
물 냄새를 맡은 리더가 뒤따라오는 무리를 향해 물이 있는 곳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신호를 본능적으로 보내자,
이제껏 묵묵히 리더를 따라오던 물소 떼가 순간적으로 흥분한 것이다.
먼저 물을 먹으려는 충동으로 질서는 무너지고 뒤에 있던 물소들이 앞에 뛰는 물소들을 추월하며
아비규환이 되고 말았다.
이제 누가 물소 떼의 리더가 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잘 달리고 물 냄새를 잘 맡을 뿐 아니라 물 냄새를 맡고도 신호를 보내는 본능을 억누를 수 있는,
침묵할 줄 아는 리더가 진정한 리더가 되는 것이다.
우리 인생도 다르지 않다.
세상 속을 내달리며 순간순간 자신을 너무 빨리 표현하지 않는가.
침묵했어야 할 순간에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내뱉은 말이, 숙성되지 않은 생각으로 저지른 행동이,
자신을 힘들게 만들지는 않았는가?
어리석은 물소가 침묵의 금기를 깨고 신호를 보내 비극적 파행을 불러온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