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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마을에 여우가 살았습니다.
여우는 근처 농부의 집에 몰래 들어가 닭을 물어갔습니다.
농부는 ‘오죽 배가 고팠으면 그러랴’ 생각하고 참기로 했습니다.
이튿날 또 여우가 나타나 이번에는 오리를 한 마리 물어갔습니다.
농부는 한 번 더 참기로 했습니다.
며칠 후 여우가 또 닭을 물어가자 화가 난 농부는 덫을 놓았고 마침내 여우를 잡았습니다.
농부는 그냥 죽이는 것으로 분이 풀리지 않아 여우 꼬리에 짚을 묶은 후 불을 붙였습니다.
여우가 괴로움을 견디지 못해 이리저리 뛰어 다니다가 밀밭까지 갔습니다.
그런데 그 밀밭은 농부가 1년 내내 땀 흘려 농사를 지은 곳이었습니다.
여우가 지나갈 때마다 불길이 번졌고 밀밭은 순식간에 재로 변했습니다.
'쥐 잡으려다 장독 깨고',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자신을 화나게 한 대상에게 평정심을 잃었을 때 그 화가 결국 자신에게로 돌아온다는 말입니다.
사람은 약하고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충동을 억제하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노한 감정대로 말하고 행동한다면 그 책임은 결국 나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인지위덕(忍之爲德), 참는 것으로 인하여 덕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