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4.9도까지 오른 더운 어느 여름날,
갑자기 사당역사거리에 강한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우산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시민들은 비를 피할 곳을 찾기 위해
분주히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이들 사이로 한 노인이 비를 맞으며 폐지가 가득한
손수레를 힘겹게 끌고 있었습니다.
폐지가 비에 젖어 갈수록 무거워지자
노인은 결국 수레 끄는 것을 포기하고 한쪽에 앉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비를 맞았습니다.
노후의 고단한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노인의 사진이
한 포털 사이트에 올라오자마자 무수히 많은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이 사진 한 장은 기적을 가져다줍니다.
사실 이 노인에게는 사연이 있었습니다.
집 근처에서 폐지를 줍던 노인은 초기 치매 증상 탓에 길을 잃어
전날 가족들로부터 실종신고가 된 상태였습니다.
정년퇴직 이후 운동 삼아 종종 폐지를 주워온 아버지가
치매에 걸린 것을 알자 가족들은 아버지를 말렸지만
노인은 자녀들이 자는 틈을 타서 밖으로 나와 폐지를 주웠다고 합니다.
결국,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 한 장으로 인해
노인은 기적적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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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려 집에 돌아가는 길마저 기억하지 못하는 노인도
예전에는 꿈 많은 청년이었고, 든든한 가장이었으며
나라 경제에 이바지해온 성실한 국민이었습니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잃어가는 병…
치매는 우리 사회가 함께 감당해야 할 문제입니다.
# 오늘의 명언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한편 그것을 이겨내는 일로도 가득 차 있다.
– 헬렌켈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