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prev 2024. 09 next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저희 가족은 4층짜리 빌라 맨 위층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천장 위가 바로 옥상인 경우 겨울에는 더 춥고, 여름에는 더 덥습니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이라 오르내리기도 수월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 위층을 찾아 이사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경제적인 사정도 분명 있지만, 전에 살던 집에서 층간소음에 시달렸던 기억 때문입니다.

 

그렇게 이사를 하고 몇 개월이 지나, 아내가 두 아이를 데리고 친정에 며칠 가 있던 때였습니다.
휴일이라 쉬고 있는데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벌써 아내와 아이들이 돌아왔나 싶어 문을 열었더니 아래층에 사시는 노부부가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예, 어르신.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아, 저, 그게. 아이들이..."
"며칠 저희 아이들이 아예 집에 없어서 조용했을 텐데요."

 

예전 층간소음에 시달리던 기억이 떠올랐던 저는 혹시나 우리 아이들로 인해 층간소음으로

노부부가 올라오셨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요 며칠 애들 발소리가 안 들려서요.

혹시 어디 아픈 게 아닌가 걱정이 돼서 그만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찾아왔어요.
아이들 괜찮나요?"

 

생각도 못 했습니다. 우리 집이 층간소음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부끄러웠습니다.
세상에는 이웃을 걱정해주고 배려해 주는 사람도 있다는 것.

지금도 아이들이 집에 있을 때는 조심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 맛있는 반찬이 있으면 아래층 노부부에게 갖다 드리는 따뜻한 이웃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웃의 단점과 아픔도 감싸 안을 수 있습니다.
이웃과 우리를 가로막은 단단한 벽을 통해서도 배려를 나눌 수 있습니다.
미움보다는 사랑을 전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 오늘의 명언
남의 잘못에 대해 관용하라.
오늘 저지른 남의 잘못은 어제 저지른 내 잘못이었음을 생각하라.
                                        - 셰익스피어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공지 기타 컴퓨터로 TV보기 (지상파 및 종편)
공지 기타 신문 잡지 보기
2897 기타 여러가지 동물들의 쇼
2896 소식 인천공항 갈 때 1, 2 터미널을 꼭 확인하세요
2895 자유글 말에 담긴 지혜
2894 자유글 실수는 실패가 아니다
2893 사진 설악산의 멋진 설경
2892 자유글 내눈 보다 아내를
2891 건강 간단한 뇌경색 여부 체크
2890 자유글 황무지를 숲으로 바꾼 두 남자
2889 사진 세계의 신기한 풍경
2888 자유글 나이에 대하여
2887 자유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2886 자유글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2885 자유글 참되게 사는 지혜
2884 자유글 새해에는 이렇게 살게 하소서
2883 자유글 살아 있는 게 무언가? / 서산대사 시비에서
2882 자유글 경주 최부자집의 가훈
2881 자유글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
2880 건강 낙상 예방 걸음법
2879 자유글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글
2878 자유글 엉뚱한 메뉴가 나오는 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