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prev 2024. 11 next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저희 가족은 4층짜리 빌라 맨 위층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천장 위가 바로 옥상인 경우 겨울에는 더 춥고, 여름에는 더 덥습니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이라 오르내리기도 수월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 위층을 찾아 이사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경제적인 사정도 분명 있지만, 전에 살던 집에서 층간소음에 시달렸던 기억 때문입니다.

 

그렇게 이사를 하고 몇 개월이 지나, 아내가 두 아이를 데리고 친정에 며칠 가 있던 때였습니다.
휴일이라 쉬고 있는데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벌써 아내와 아이들이 돌아왔나 싶어 문을 열었더니 아래층에 사시는 노부부가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예, 어르신.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아, 저, 그게. 아이들이..."
"며칠 저희 아이들이 아예 집에 없어서 조용했을 텐데요."

 

예전 층간소음에 시달리던 기억이 떠올랐던 저는 혹시나 우리 아이들로 인해 층간소음으로

노부부가 올라오셨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요 며칠 애들 발소리가 안 들려서요.

혹시 어디 아픈 게 아닌가 걱정이 돼서 그만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찾아왔어요.
아이들 괜찮나요?"

 

생각도 못 했습니다. 우리 집이 층간소음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부끄러웠습니다.
세상에는 이웃을 걱정해주고 배려해 주는 사람도 있다는 것.

지금도 아이들이 집에 있을 때는 조심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 맛있는 반찬이 있으면 아래층 노부부에게 갖다 드리는 따뜻한 이웃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웃의 단점과 아픔도 감싸 안을 수 있습니다.
이웃과 우리를 가로막은 단단한 벽을 통해서도 배려를 나눌 수 있습니다.
미움보다는 사랑을 전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 오늘의 명언
남의 잘못에 대해 관용하라.
오늘 저지른 남의 잘못은 어제 저지른 내 잘못이었음을 생각하라.
                                        - 셰익스피어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공지 기타 컴퓨터로 TV보기 (지상파 및 종편)
공지 기타 신문 잡지 보기
2780 자유글 스무 살 시절의 꿈
2779 건강 80세에도 치매를 예방하는 비법
2778 지식 인체에 관한 흥미있는 지식
2777 자유글 사랑함으로써 사랑을 배울 수 있다
2776 자유글 한 글자만 바뀌면
2775 시사 한눈에 보는 마르크스레닌주의. 사회주의 국가 명멸
2774 자유글 변화하십시오, 그러나 변질되지 마십시오
2773 자유글 삶에서 값진 3초의 행복
2772 사진 제57회(2017) 미쓰 인터내셔널대회
2771 자유글 옛 선인들의 시
» 자유글 남의 잘못에 대해 관용하라
2769 사진 종군 사진작가 임 인식의 사진첩
2768 자유글 소인과 대인의 차이
2767 자유글 지혜의 삶
2766 사진 창덕궁의 가을단풍
2765 자유글 老年은 또 하나의 삶
2764 자유글 가난한 사람보다 더 가난한 사람
2763 유머 성씨의 유래와 분쟁해결법
2762 사진 DMZ 60주년기념 기록전
2761 지식 우리 말에 양(洋) 자가 들어간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