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는 낙상 사고 발생률이 다른 계절보다 10% 정도 높아진다(질병관리본부).
미끄러운 빙판길이 많은데다 기온 저하로 인해 근육이나 관절, 인대가 경직돼 균형 감각과
운동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상체를 숙여 무게 중심을 앞으로 한 채 무릎을 살짝 구부려 체중을 아래 쪽에 싣고
걷는 게 좋다〈그래픽〉.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김태훈 교수는 "혹시 모를 낙상 사고에 대비해 큰 부상의 위험을 최대한
줄이는 걸음법을 익혀야 한다"며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신발이나 장갑 등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낙상은 뒤로 넘어졌을 때 더 큰 부상을 입는다.
뒤로 넘어지면, 엉덩이 관절(고관절)이나 척추, 심지어 머리까지 무방비로 지면에 닿아
부상 정도가 크다.
반면 무게 중심을 앞으로 한 채 무릎을 살짝 구부려 걷다가 넘어지면 무릎이 지면에 먼저 닿으면서
1차적으로 충격을 완화한다.
뒤쪽으로 넘어질 때와 달리 손의 사용도 자유로워 손으로 몸에 가는 충격을 줄일 수도 있다.
김태훈 교수는 "손목 골절 등의 부상을 입을 수도 있지만 고관절이나 척추에 생기는 골절에 비하면
손목 골절은 치료 기간이 짧고 예후가 좋은 편"이라며 "특히 65세 이상 노인에서 발생하는
고관절 부상은 수술이 잘 되어도 1년 내 사망률이 13~37%에 달하고 절반은 보행 보조기구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장애가 크다"고 말했다.
낙상 예방을 위해 보폭은 평소보다 10~20% 줄여야 한다. 보폭을 짧게 하면 걷는 속도가 줄어들고
발을 떼다 갑작스레 중심을 잃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는 "외출 전 10~15분 동안 스트레칭을 해 추위로 굳어 있는
관절의 가동성을 올려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낙상을 예방하기 위한 장비도 중요한데 특히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장갑은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구두나 굽이 높은 하이힐처럼 미끄러지기 쉬운 신발은 삼가야 한다.
임재영 교수는 "홈이 파여 있어 지면과의 마찰력이 큰 신발을 선택하고 소재도 우레탄 등으로
만들어져 잘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