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prev 2024. 11 next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공범으로 잡힌 두 용의자를 상상해보자.
둘 다 끝까지 침묵을 지키면 범인을 찾지 못해 1년 징역을 살게 된다.
하지만 둘 중 한 명이 상대방에게 죄를 씌우면 본인은 무죄로 풀려나고, 상대방은 4년 징역을 살게 된다.
그런데 만약 둘 다 상대방에게 죄를 씌운다면 각자 3년 징역형을 받는다.
범인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우선 계산을 해보자.
(1) 둘 다 침묵을 지키면 합쳐 총 2년(1+1) 징역을 받지만,
(2) 한 명이 배신하면 총 4년(0+4),
(3) 둘이 서로를 배신하면 총 6년(3+3)형을 받게 된다.
공동체 모든 구성원의 총행복을 최대화해야 한다는 공리주의를 믿는다면 당연히 (1)이 정답이다.


하지만 인간은 논리적이지도, 공리적이지도 않다. 우리는 언제나 나 자신은 좋은 사람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상대방도 우리만큼 착하고 현명할까? 나는 침묵을 지키겠지만 상대방이 나를 배신한다면?
의리를 지킨 나는 4년 감옥살이를 해야 하지만 상대방은 자유인이 된다.
그렇다면 어차피 나를 배신할 사람을 먼저 배신하는 것은 배신이 아니다.
나를 보호하기 위한 정당방어일 뿐이다.

 

결국 배신이 두려워 모두가 모두를 배신하는 사회.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는데도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해 언제나 가장 비효율적 방법을 선택하는 사회.
게임 이론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다.

 

공자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기와 식량과 신뢰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다.
나라가 어려워지면 우선 무기를 포기하고, 그걸로도 부족하면 식량을 포기하라 했다.
하지만 신뢰만은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신뢰가 사라지는 순간 지켜야 할 공동체 자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당과 야당. 노조와 경영인. 기성세대와 신세대.
어쩌면 우리는 모두 내가 살기 위해 남을 먼저 배신해야 한다고 믿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 버렸는지도 모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공지 기타 컴퓨터로 TV보기 (지상파 및 종편)
공지 기타 신문 잡지 보기
3094 유머 처방전
3093 소식 송죽회보 제110호(2018-1호) 발간배포
3092 건강 돌연사 직전 몸이 보내는 6가지신호
3091 자유글 해바라기 정원
3090 자유글 바라기와 버리기
3089 사진 계림과 이강
3088 유머 왜 자꾸 아몬드를 주세요?
3087 자유글 인생에서 조심하여야 할것들
3086 자유글 되돌아 오는 마음
3085 자유글 내가 바보가 되면
3084 유머 거짓말 순위
3083 유머 기차
3082 자유글 내가 살아보니까
3081 자유글 1달러짜리 하느님을 파시나요?
3080 지식 싼게 비지떡의 유래
3079 사진 미인감상 - 어느 나라 여인이 가장 예쁜가
3078 유머 일년중 네번째 달은
3077 건강 변비 탈출 3단계 프로그램
3076 자유글 한 번만 참으면 다 됩니다
3075 사진 무척추 인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