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산에서 약초를 캐고 아내는 동네 허드렛일을 하며 가난하게 살았지만
서로 사랑하는 부부는 그저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아내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습니다.
약초꾼인 남편은 온갖 약을 구해 아내에게 먹였지만 아무런 차도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산삼을 구해 아내의 병을 고치겠다고 결심하고 산을 뒤졌지만, 성과는 없었습니다.
어느 날, 산삼은 찾지 못하고 도라지만 캐고 돌아온 남편은 창백한 얼굴로 마당에 쓰러져있는
아내를 보았습니다.
기겁한 남편은 급한 마음에 도라지 뿌리를 들고 아내에게 먹이며 말했습니다.
"여보. 정신 차려. 내가 산삼을 캐왔어. 이걸 먹고 어서 정신 차려."
남편의 외침에 눈을 뜬 아내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아직 흙도 털지 않은 도라지를 잔뿌리까지
남김없이 꼭꼭 씹어 먹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도라지를 먹고 며칠이 지나자 아내의 병이 점점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기쁘면서도 아내에게 거짓말한 것이 마음에 걸려
실은 그때 먹은 것은 산삼이 아니라 도라지였다고 실토하며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남편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습니다.
"그날 제가 먹은 것은 산삼도 아니고 도라지도 아닙니다.
산삼보다 훨씬 귀한 당신의 사랑을 먹었으니 어찌 병이 낫지 않겠습니까."
아내의 말에 남편은 아내를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병은 약이 아니라 마음으로 고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쩌면 아내는 남편이 준 약이 산삼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사랑과 정성이 얼마나 크고 아름다운 것인지 깊이 느껴졌기에
병이 치료된 것은 아닐까요?
# 오늘의 명언
정성과 마음을 다하고 생각이 깊은 사람일수록 상대방에게서 정성과 진실한 마음을
더욱더 발견하게 된다.
- 톨스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