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없는 세월은 잘도 흘러가고 있습니다.
바로 엊그제 해가 서산에 걸리니까 한해의 마지막 연말이라며 모두들 송년의 난리를 부추기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새해가 오고 겨울이 지나 봄이 왔네요.
하루하루 해가 뜨고 지기를 반복하고 얼마 안되는 돈도 주머니를 들락거리더니
신정, 구정, 대보름, 이렇게 일주일, 한 달이 휙휙 지나가 버린다.
이처럼 시간이란 세월은 우리 인생을 데리고 뒤도 안 돌아보고 그저 앞만 보고 급급히 가버린다.
마치 고장난 벽시계 노래 가사처럼 말이다. 아무리 떠들어도 세월은 고장이 안 납니다.
천지개벽 해 보세요. 세월은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고장난 벽시계는 많아도 고장난 세월은 없습니다.
이렇듯 세월은 고장없이 잘도 가는데 세월따라 가는 우리네 신상에는 왜 하나 둘씩 고장이 나는걸까?
흐르는 세월을 잡을 수 없듯이 스쳐 지나가는 바람과 구름이 우리 인생을 데리고 흘러가는 것을...
이제부터 슬슬 고장이 나기 시작하는 우리들 중고품인 우리 몸뚱이 속에 있는 고집과 욕심들을
하나 둘 끄집어내어 세월 속에 띄워 보내고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세월따라 가야겠습니다.
이렇게 세월은 우리에게 어김없이 봄을 데리고 왔습니다.
창문 열고 밖을 보세요.
산능성이 양지쪽으로 희망 싣고 행복 싣고 활짝 웃으며 우리에게로 와 있습니다.
이 화창한 봄날 봄이 가져다 준 이 행복, 이 희망 우리 두 팔을 벌려 꼭 껴안읍시다. 놓치지 말고...
행복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니까요.
살아온 시간을 돌이켜 보면 행복한 것도, 아픈 것도 시간을 따라 오고가는 것,
다가오는 것이 희망일지, 보람일지 알 수 없는 날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모두들 동분서주하며 바쁘고 분주한 가운데 변해가는 것들이 지난 다음에 보면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물처럼 흐르고,희망처럼 다가오는 시간들, 옛 추억이 그리운 사람,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고 돌려도 잃어버린 청춘, 철없이 행복했던 어린 시절,
안타깝게도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찬란한 희망을 앞당기려는 성급한 사람, 시계바늘을 앞으로 돌리고 돌려도
얻으려는 사랑은 어디에 있고, 희망하는 성공은 어디에 있는지 희망찬 미래는 앞당겨 오지 않습니다.
이렇듯 살다보면 인생에는 저마다의 시기와 기간이 있듯이 수많은 갈피들이 있습니다.
인생의 한 순간이 접히는 그 갈피 사이사이를 사람들은 세월이라고 합니다.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많아지면서부터 그 갈피들은 하나의 음악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자신만의 그 인생의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그 무렵 얼마나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살았는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고 살았는지 알게 됩니다.
이따금 그 추억의 갈피들이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가슴이 아프고 코끝이 찡해지는 것은
단지 지나간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 살아온 날들에 대한 후회가 많아서 일지도 모릅니다.
계절의 갈피에서 꽃이 피고지듯, 인생의 갈피에서도 후회와 연민이,
반성과 행복의 깨달음이 피어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 같이 먼 훗날 인생이 연주하는 음악을 후회없이 들을 수 있는 그런 인생을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의 시작과 끝, 결국 내가 가져온 것도 가져갈 것도 없습니다.
다만 주어진 삶에서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가면서 적당한 즐거움과 행복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
자신의 참다운 인생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세월,
세월이 가면 모든 것을 놔두고 빈손으로 왔던 자연으로 다시 돌아가는 인생,
오늘 지금 이 시간이 가장 중요한 시간임을 잊지 마시고 행복한 인생을 만들어 가심이 어떠하실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