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prev 2024. 04 next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둥지를 잃은 집시에게는 찾아오는 밤이 두렵다.

타인이 보는 석양의 아름다움도 집시에게는 두려움의 그림자 일 뿐...

 

한때는 천방지축으로 일에 미쳐 하루해가 아쉽고 짧았는데

모든 것 잃어버리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따로 매였던 피붙이들은

이산의 파편이 되어 가슴 저미는 회한을 안긴다.

 

굶어 죽어도 얻어먹는 한술 밥은 결코 사양하겠노라 이를 깨물던

그 오기도...일곱 끼니의 굶주림 앞에 무너지고 무료 급식소 대열에 서서...

행여 아는 이 우연히 만날까 조바심하며 신문지로 얼굴 숨기며

아려오는 가슴을 안고 숟가락 들고 목이 메는 아픔으로 한 끼니를 만난다.

 

그 많던 술친구도 그렇게도 갈 곳이 많았던 만남도

인생을 강등당한 나에게 이제는 아무도 없다.

 

밤이 두려운 것은 어린아이만이 아니다.

오십 평생의 끝자리에서 잠자리를 걱정하며 아무도 없는 공원 의자에 맥없이 앉으니

만감의 상념이 눈앞에서 춤춘다.

소주를 벗 삼아 물 마시듯 벌컥대고 수치심 잃어버린 육신을 아무 데나 눕힌다.

 

차라리 비겁한 생을 마감해야겠다는 잘못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면

눈물을 찍어 내는 아내와 두 아이가 "안 돼! 아빠 안돼! 아빠" 한다.

 

그래, 이제 다시 시작해야지.

교만도 없고, 자랑도 없고,

그저 주어진 생을 가야지.

내달리다 넘어지지 말고,

편하다고 주저앉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다시 올 그날의 아름다움을 위해...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공지 기타 컴퓨터로 TV보기 (지상파 및 종편)
공지 기타 신문 잡지 보기
3664 자유글 인간관계
3663 자유글 영원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3662 유머 나라별 국민성 알아보기
3661 건강 다양한 종류의 많은 약을 같이 복용해도 괜찮을까?
3660 자유글 아름다운 인생
3659 자유글 친구야 이렇게 살자구나
3658 자유글 삶에 도움이 되는 지혜의 글
3657 자유글 삶은 아픔보다 위대하다
3656 자유글 내려놓는 삶
3655 자유글 가족의 어원
3654 자유글 세가지 버릇
3653 자유글 사람에게는 5가지 나이가 있다
3652 건강 매운 음식이 주는 놀라운 효과
3651 자유글 지나간 것은 모두 추억이 됩니다
» 자유글 어느 노숙인의 참회
3649 자유글 뱃사공과 선비
3648 자유글 고민은 10분을 넘기지 마라
3647 자유글 황소 머리
3646 자유글 인생팔미(人生八味)
3645 자유글 국자는 국맛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