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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어라. 씻어라. 일찍 자라.'
보통 어머니들이 자녀들에게 똑같이 하는 말이지만 저는 그런 간섭이 싫었습니다.
제가 성인이 된 후에도 어머니의 간섭은 전혀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런 어머니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저는 결국 서울로 무작정 올라가 자취를 시작했고,
직장까지 다니게 되면서는 일 년에 명절 때나 겨우 어머니를 찾아뵙곤 했습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나요?
그렇게 저에게 어머님의 존재는 점점 멀어져만 갔습니다.
그래서 몰랐습니다.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셨다는 사실까지도요.
오랜만에 만난 어머니는 이미 증상이 많이 진행되어 몸이라는 감옥에 갇혀 계셨습니다.
예전에 그만 자고 일어나서 밥 먹으라며 제 등짝을 후려치던 활기 넘치던 모습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인가요?
식사 시간이 되어 간호사들이 이끄는 대로 요양원 식당에서 멍하니 앉아있던 저는 어머니에게
음식이 담긴 식판을 가져다 드렸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가 당신의 손에 쥐어 준 숟가락을 저에게 불쑥 내밀며 말했습니다.
"밥 먹어야지."
어머니. 어머니. 죄송합니다.
그때처럼 저를 때려주세요. 이 불효자를 때려주세요.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
어머니의 충고의 결과는 조금 틀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따뜻한 잔소리의 의도에는 언제나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