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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쯤 왔을까?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뒤돌아 보니 걸어온 길모르듯 갈 길도 알 수가 없다.
살아오며 삶을 사랑 했을까?
지금도 삶을 사랑하고 있을까?
어느 자리 어느 모임에서 내 세울 번듯한 명함하나 없는 노년이 되었나 보다.
붙잡고 싶었던 그리움의 순간들
매달리고 싶었던 욕망의 시간도
겨울 문턱에 서서 모두가 놓치고 싶지 않은 추억이다.
이제는 어디로 흘러 갈 것인가?
걱정하지 말자.
아쉬움도 미련도 그리움으로 간직하고
노년이 맞이 하는 겨울 앞에 그저 오늘이 있으니 내일을 그렇게 믿고 가자.
어디쯤 왔는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는 노년의 길
오늘도 어제 처럼
내일은 또 오늘 처럼
그냥 지나가다 세월이 무심코 나를 데리고 갈 것이다.
무심코 살다 보면 꼭 노년의 겨울이 되야 깨닫게 하는 시간은 얼마 만큼 갈 것인가?
예로부터 뜻대로 행 하여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칠순(七旬) 고희(古稀) 종심 이 지나고
희수(喜壽) 喜자의 초서가 七十七 과 비슷 하다는 길을 달리나 했는데
산수(傘壽)에 이르니 덧 없다는 느낌이 한해를 마무리 하는 겨울이다.
겨울을 느낄 때쯤 또 봄은 다가 올거고
사랑을 알 때쯤 사랑은 식어가고
부모를 알 때쯤 부모는 내 곁을 떠나 가고
건강의 중요성 느낄 때쯤 건강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나 자신을 알 때쯤 많은 걸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