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취이모(勿取以貌)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외모를 보고 사람을 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우선 눈에 보이는 것에서 그 사람을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은 빙산에 일각일 뿐 아무리 오래 사귀어도 알수 없는 것이 사람이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조선시대 황희 정승이 누추한 옷을 입고 길을 걷다가 시장기를 느낄 무렵 잔칫집을 지나게 되었다.
그래서 한 술 얻어먹어볼까 하여 그 집에 들어서니 하인들이 대문부터 막았다.
정승은 배가 고파 그러니 요기나 하자고 해도 하인들은 막무가내로 정승을 막았다.
이후 그 집에서 다시 잔치가 열렸을 때 정승은 사모관대를 갖춰 입고 찾아갔다.
그랬더니 하인은 말할 것도 없고 주인도 버선발로 달려 나와 그를 맞이하고는 산해진미를 차려 내왔다.
그러자 정승은 잘 차려진 음식을 먹지 않고 음식을 옷 속으로 집어넣었다.
이를 보고 주인이 이상하게 여겨 그 이유를 묻자 황희 정승이 이렇게 대답했다.
"이전에 허름한 옷으로 찾아왔을 때는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오늘은 귀한 대접을 하는구나,
모두 이 옷 덕택이니 음식을 먹을 자격은 이 옷에게 있느니라."
허름한 차림의 노부부가 세계적인 명문대학인 하버드대학의 정문을 막 들어서려고 했다.
그러자 정문에 서 있던 경비가 그들을 불러 세웠다.
"여긴 왜 들어가려고 합니까?"
경비의 물음에 노부부는
"총장님을 좀 만나러 왔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경비가 코웃음을 치며
"아니, 총장님이 당신 옆집 사람이요? 총장님 같이 높은 분이 당신들 만날 시간 어디 있겠소?"하며
노부부를 정문 밖으로 밀어냈다.
경비의 태도가 불쾌했지만 노부부는 다시 그에게 물었다.
"이만한 대학을 설립하려면 돈이 얼마나 듭니까?"
그러자 경비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댁들이 그건 왜 묻는 거요? 어서 나가기나 해요."라며
화를 버럭 냈다.
그래서 노부부는 발길을 돌렸다.
사실 이들은 스탠포드 부부로 금광과 철도업을 하는 엄청난 재벌이었으며,
캘리포니아 주지사 상원의원을 지낸 대단한 인물이었다.
그런데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15살에 장티푸스로 죽자, 전 재산을 교육 사업에 헌납하기로 결정하고
하버드대학을 방문한 것이었다.
경비에게 쫓겨난 이들 부부는 5년 후 직접 대학을 설립했는데 그 대학이 유명한
"스탠포드" 대학이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하버드대학은 그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아쉬워하며ᆢ
하버드대학 정문에 이런 문구를 써 붙였다고 한다.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말라"
그렇다.
사람을 외모로 보면 안된다.
그것은 마치 수박의 겉만 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수박의 겉만 봐서는 속에 그렇게 달고 시원한 육즙이 있는지..어떻게 알 수 있을 것인가?
사람의 학벌, 가문, 외모가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사람은 못난 사람도 잘난 사람도 없다.
사람을 외모로 보는 어리석은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귀하게 여길 때..
다른 사람도 나의 외모와 상관없이 나를 사랑하며 귀하게 여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