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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정원에 핀 꽃을 보면 그냥 스치지 아니하고
꽃잎을 살짝 흔드는 바람으로 살고 싶다.
스테이크 피자가 맛있더라도 조용한 음악이 없으면 허전 하고,
언제 보아도 머리를 청결하게 감은 아가씨가 시중 들어야
마음이 흐믓한 노년의 신사가 되고 싶다.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마라.
질풍노도와 같은 바람은 아닐지라도
여인의 치맛자락을 살짝 흔드는 산들바람으로
저무는 노년을 멋지게 살고 싶어하는 "오빠"라고 불러다오.
시대의 첨단은 아니지만,
두 손으로 핸드폰 자판을 누르며 문자 날리고,
길가에 이름없는 꽃들을 보면 디카로 담아 메일을 보낼 줄 아는
센스 있는 노년이고 싶다.
가끔은 소주 한 병에 취해 다음 날까지 개운하지 않더라도
마음이 통하는 여인과 함께라면,
밤 늦게 노닥거리는 재미를 느끼는 바람둥이고 싶다.
아직은 립스틱 짙게 바른 여자를보면,
살내음이 전해 와서 가슴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는 나이.
세월은 어느 덧 저산 넘어 황혼이지만
머물기 보단 바람부는 대로 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나이...
이제는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말고 '젊은 오빠'라고 불러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