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두개의 눈이 있습니다.
눈은 안에서 바깥을 보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시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자신을 볼 수는 없습니다.
또 너무 멀거나 가까워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공자님의 일화입니다.
공자가 어느날 길을 가는데,
한 동자가 태양을 가르키며 공자에게 묻습니다.
"공자님! 혹시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공자가 말합니다.
"얘야, 그건 너무 멀어서 모르겠구나!"
"그럼, 가까운 건 알 수 있습니까?"
"알 수 있지,"
"그럼 공자님!
눈위에 있는 눈썹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아하, 그건 너무 가까워서 모르겠다."
순간 공자가 한탄하면서 말합니다.
"멀리 떨어진 것은 멀어서 모르고,
가까우면 가까워서 모르니 안다고 할 수 있는게 없구나!"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보이기 시작하는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어느날 부터인가 문득 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나이에 비해서 한없이 어리고 욕심도 많고 말도 많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턱없이 부족한 자신의 내면세계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젊은 날 잘 보이던 글씨나 사물의 모습은 갈수록 희미하게 보이는데
자기 자신의 모습은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안 보이는 것을 볼려고 하기보다는 쓸데 없는 기억이나 욕망들을
하나씩 지우거나 버리는데 주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깨끗하게 청소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방을 청소한다는 말은 외부에서 깨끗한 것을 가져 오는 것이 아니라
방안에 있는 것을 치우거나 버리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비움과 버림이 화두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