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5,947
나이들 수록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좋은 친구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만나기 전부터 벌써 가슴이 뛰고 바라보는 것에 만족해야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편안하게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더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길을 걸을 때 옷깃 스칠 것이 염려되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걸어야하는 사람보다는
어깨에 손 하나 아무렇지 않게 걸치고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더 간절할 때가 있습니다.
너무 커서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서 자신을 한없이 작고 초라하게 만드는 사람보다는
자신과 비록 어울리지 않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간절할 때가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지고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도 상처받으며 아파할 까봐
차라리 혼자 삼키며 말없이 웃음만 건네 주어야하는 사람보다는
허물없이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절실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차마 입을 벌린다는 것이 흉이 될까봐 염려되어 식사는커녕 물 한 방울
맘껏 마실 수 없는 그런 사람보다는
괴로울 때 술잔을 부딪칠 수 있는 사람 밤새껏 주정을 해도 다음 날 웃으며 편하게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더 의미 있을 수 있습니다.
어쩜 나이 들 수록 비위 맞추고 사는 게 버거워
내 속내를 맘 편히 털어놓고 받아주는 친구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