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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 찬란하기만 했던 단풍잎이
이제는 한잎 두잎 낙옆이 되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삶을 되돌아 본다.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가을 단풍이 나의 삶을 비추어주고 있다.
한 생을 살면서 온갖 것을 다 내어주고는 다시금 땅으로 돌아가는 삶.
봄 날엔
새 순의 생명을 알려주고,
여름엔
태양빛을 온전히 머금고,
가을엔
열매를 잉태하여 그리고 제 할 일을 다 하고는,
겨울엔
땅의 자양분을 위해 자기 자신을 내려 놓는다.
순리라고 여기며,
소리없이 떨어지는 낙엽의 숭고함이 나의 삶을 뒤돌아 보게 한다.
무엇을 위해 그렇게 아둥바둥 살아왔으며 살아 갈가?
이 땅에 온 몫은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사는 일 뿐인데...
'나' 이고자 하는 욕망이 뭐가 그리 대단할가?
낙엽 떨어지듯 세월속에 어김없이 지고 말 것을,
세상을 위해 풀어 놓은 내 삶은 누군가 기억 속에 있겠지만,
나를 위해 살아 온 삶 속에 무엇이 남을 것인지?
그저 흙으로 갈 뿐인데...
가을빛에 물들어 제 빛을 내고 가는 낙엽을 바라보며,
내 삶을 비추어 본다.
겨울을 재촉하는 길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