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prev 2024. 05 next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언제나 연애 시절이나 신혼 때와 같은 달콤함만을 바라고 있는 남녀에게
우리 속담은 첫사랑 삼년은 개도 산다고 충고하고 있다.

사람의 사랑이 개의 사랑과 달라지는 것은 결국 삼년이 지나고부터인데
우리의 속담은 기나긴 자기 수행과 같은 그 과정을 절묘하게 표현한다.

열살 줄은 멋모르고 살고
스무 줄은 아기자기하게 살고
서른 줄은 눈 코뜰 새 없이 살고
마흔 줄은 서로 못 버려서 살고
쉰 줄은 서로가 가여워서 살고
예순 줄은 서로 고마워서 살고
일흔 줄은 등 긁어주는 맛에 산다

이렇게 철모르는 시절부터 남녀가 맺어져 살아가는 인생길을
이처럼 명확하고 실감나게 표현할 수가 있을까?

자식 기르느라 정신 없다가 사십에 들어서 지지고 볶으며 지내며
소 닭 보듯이, 닭 소 보듯이 지나쳐 버리기 일쑤이고
서로가 웬수 같은데 어느 날 머리칼이 희끗해진 걸 보니 불현 듯 가여워진다.
그리고 서로 굽은 등을 내보일 때쯤이면
철없고 무심했던 지난 날을 용케 견디어 준 서로가 눈물나게 고마워질 것이다.

이젠 지상에 머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쭈글쭈글해진 살을 서로 긁어주고 있노라니
팽팽했던 피부로도 알 수 없었던 남녀의 사랑이기보다 평화로운 슬픔이랄까, 자비심이랄까?
그런 것들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공지 기타 컴퓨터로 TV보기 (종편 및 케이블방송)
공지 기타 신문 잡지 보기
4392 자유글 인간은 사랑하지 않을 때 외롭다
4391 자유글 천천히 가는 삶
» 자유글 인생은 서로 고마워서 산다
4389 자유글 나비의 인내심
4388 자유글 임금이 밝으면 신하는 곧다
4387 자유글 나의 자리
4386 자유글 얻는것보다 더욱 힘든 일은 버릴줄 아는것이다
4385 자유글 웃음을 뿌리는 마음
4384 자유글 웃음의 종류
4383 자유글 들은 귀는 천년이요. 말한 입은 사흘이다
4382 자유글 행복과 불행
4381 자유글 밥알을 생각하십시오
4380 자유글 곱게 나이 드는 법
4379 유머 어느 노부부
4378 자유글 어느 날 문득
4377 자유글 용서하는 방법을 개발하라
4376 자유글 늙어보면 알게 되느니
4375 자유글 지혜로운 여인
4374 자유글 목적 없이 사는것은 방황이다
4373 자유글 백년도 살지 못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