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두메 산골마을 세 식구가 사는 오두막에 걱정거리가 생겼다.
다섯 살 막내가 앓아누운 지 여러 달 째,
아이는 변변한 치료 한번 받아보지 못한 채 시들어갔다.
"으..응..아파..."
엄마는 아무런 도리가 없어 앓는 아이의 머리만 쓸어줄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기적만이 동생을 살릴 수 있다는 엄마의 간절한 기도를 듣게 되었다.
"기적이라도 있었으면...,제발...,"
문틈으로 들여다보던 소년은 궁금했다.
"기적? 기적이 뭐지? "
다음날 아침 소년은 엄마 몰래 돼지저금통을 털었다.
"천원, 이천 원, 오천 원" 돼지가 토해낸 돈은 모두 7천6백 원.
소년은 그 돈을 들고 십리 길을 달려 읍내 약국으로 갔다.
"헉헉헉..."
"아이구 얘야, 숨넘어갈라. 그래 무슨 약을 줄까?"
숨이 차서 말도 못하고 가쁜 숨만 헥헥 몰아쉬는 소년에게 약사가 다가와 물었다.
"저, 저기..도, 동생이 아픈데 기적이 있어야 낫는데요."
"기적? 아니 기적이라니?"
"여기서는 기적 안 팔아요?"
"이럴 어쩌나, 여기서는 기적을 팔지 않는단다."
그 모습을 처음부터 지켜보고 있던 옆의 신사가 물었다.
"꼬마야, 네 동생한테 어떤 기적이 필요하지?"
"어, 나도 몰라요. 수술을 해야 하는데 돈은 없고 기적이 있으면 살릴 수 있대요. 그래서 기적을 사야 하는데..."
"하하. 저런, 돈은 얼마나 있지?"
"아...이...만큼요."
이이는 양 손으로 동그랗게 원을 그려보였다.
신사는 7천6백 원으로 기적을 사겠다는 소년을 앞세우고 그의 집으로 갔다.
그리고 소년의 동생을 진찰한 뒤 병원으로 옮겨 직접 수술까지 해 주었다.
약사의 동생인 그는 큰 병원의 유명한 외과 의사였던 것이다.
수술이 무사히 끝나고, 소년의 엄마가 수술비용을 물었을 때 그 의사가 말했다.
"수술비용은 7천6백 원 입니다."
동생을 살리고 싶다는 소년의 사랑이 단 돈 7천 6백 원으로 꿈같은 기적을 산 것이다.
어머니의 기도를 듣고 동생을 살리기 위해 돼지저금통을 뜯어 기적을 사러 간 소년도 장하지만,
이 사연을 듣고 기적을 7천 6백 원에 만들어 준 약사의 동생인 외과의사가 더욱 존경스럽고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기적이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실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