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골에 사는 부모가 아들, 딸 남매를 키워 시집 장가보내고 나서 내외만 남아 살다가
하루는 내외가 딸네 집에 갔다가 보니 사위가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일을 하는 것이었다.
사위가 부지런히 음식도 만들어 나르고 하는데 딸은 어머니 옆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이런 장면을 보고 나서 딸의 어머니는 '우리 딸 시집 참 잘 갔구나' 하면서
좋은 남편을 만나 저렇게 사랑받고 아낌을 받으니 얼마나 좋으냐.
입에 침이 마르도록 좋아하는 것이었다.
그 다음에 아들 집에 갔다.
가보니 아들이라는 것이 부엌에 들어가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못마땅해서 오만상을 찌푸리는 것이었다.
내가 어떻게 키운 아들인데 저 며느리가 내 금쪽같은 아들을 부엌으로 들여보내 일을 시킨단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일이다고 화를 내는 것이었다.
꼭 같은 상황을 보았는데 왜 그럴까요.
아시타비(我是他非)란 나는 옳고 다른 이는 그르다는 뜻입니다.
즉, 똑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과 타인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중 잣대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또는 남은 비난하지만 자신에게는 너그러운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사위가 일하는 것은 좋게 보이고 아들이 일하는 것은 못마땅하다?
사위도 그 집안의 귀한 아들이며 아들 역시 사돈이 볼 때 사위인데 절대 그냥 웃어넘길 수 있는 현상이 아닙니다.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 볼 일입니다.
이것은 엄연히 편견이요 죄악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죄를 죄로 여기지 않으니 그것이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요즘 흔히 말하는 내로남불이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의 줄임말입니다.
사자성어라고 오해할 수 있는 이 단어는 1990년대 정치권에서 만들어져 현재까지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활발히 쓰이고 있는 말입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일까요 ?
혹시 나 자신도 모르게 아시타비(我是他非) 내로남불을 남발하며 살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다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