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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간의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
전쟁이나 화재 등으로 소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실록의 사고는
궁궐의 춘추관 외에 충주시, 성주군, 전주시에 설치된 전국 4곳의 사고에 보관되어 있었다.
습기와 해충 방지를 위해 실록을 약제와 함께 기름종이와 붉은 보자기로 감싸고,
실록을 담은 상자를 다시 기름종이와 붉은 보자기로 봉인하는 것도 모자라
3년마다 한 번씩 햇볕을 쬐어주는 포쇄작업도 거르지 않았다.
(왕이) 친히 활과 화살을 가지고 말을 달려 노루를 쏘다가
말이 거꾸러져 떨어졌으나 상하지는 않았다.
좌우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사관이 알게 하지 마라' 하였다.
『조선왕조실록』 태종 4년(1404년) 2월 8일
왕이 사냥하던 중 낙마한 것이 부끄러워 기록하는 사관이 모르게 하라고 지시했는데
조선왕조실록은 그 말까지 기록에 남겨두고 있다.
그 어떤 권력에도 굴하지 않고 오직 사실과 진실을 오롯하게 기록하고,
왜란과 호란에도 시기에도 꿋꿋하게 지켜온 우리의 명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