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라도 청년 기는 그리워 지는 초년이나
군자라도 노년기는 서러워지는 만년이다.
청춘 경험이 있는 노인은 청춘을 알지만,
노년 경험이 없는 청년은 노년을 잘 모른다.
누구나 청년 기는 반복하고 싶은 세월이나,
누구나 노년기는 거부하고 싶은 세월이다.
찬란하다 한들 젊음을 지켜 낼 장사는 없고,
초라하다 한들 늙음을 막아 낼 장사는 없다.
늙는다 해도 추한 인생을 살아서는 안되며,
늙는다 해도 험한 인생을 살아서는 안된다.
노추는 탐탁 않을지라도 장수는 기대하고,
노환은 달갑지 않을지라도 장수를 기대한다.
장수한다 해도 노추를 경험하면 불행이며,
장수한다 해도 노환을 경험하면 불행이다.
곱게 늙지 못하면 체면 불고 하기 십상이며,
곱게 늙지 못하면 후안무치 하기 십상이다.
비록 늙었다 해도 약한 티를 내서는 안되며,
비록 늙었다 해도 없는 티를 내서는 안된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외면을 가꾸어야 하고,
나이가 들어 갈수록 내면을 다듬어야 한다.
나이가 들어 사랑 받기란 여간해 쉽지 않고,
나이가 들어 존경 받기란 여간해 쉽지 않다.
비록 늙는다 해도 강렬한 노인이 돼야 하고,
비록 늙는다 해도 당당한 노인이 돼야 한다.
늙다 보면 하찮은 일에도 감동을 하기 쉽고,
늙다 보면 사소한 일에도 감정을 품기 쉽다.
젊어서는 능력이 있어야 살기가 편하나,
늙어서는 재물이 있어야 살기가 편하다.
재산이 많을수록 늙는 것은 더욱 억울하고,
인물이 좋을수록 늙는 것은 더욱 억울하다.
재산이 많다 해도 죽어 가져 갈 방 도는 없고,
인물이 좋다 해도 죽어 가져 갈 도리는 없다.
성인 군자라 해도 늙음을 싫어하기 마련이고,
도학 군자라도 늙음을 싫어하기 마련이다.
주변에 미인이 앉으면 바보라도 좋아하나,
주변에 노인이 앉으면 군자라도 싫어한다.
아파보면 달라진 세상 인심을 잘 알 수 있고,
늙어보면 달라진 세상 인심을 잘 알 수 있다.
대단한 권력자가 망명 신세가 되기도 하고,
엄청난 재산 가가 쪽박 신세가 되기도 한다.
육신이 약하면 하찮은 병균마저 달려들고,
입지가 약하면 하찮은 인간마저 덤벼든다.
일이 풀리면 어중이 떠중이 다 모이지만,
일이 꼬인다면 갑돌이 갑순이 다 떠난다.
잃어버린 세월을 복구하는 것도 소중하나,
다가 오는 세월을 관리하는 것도 소중하다.
여생이 짧을수록 남은 시간은 더 소중하고,
여생이 짧을수록 남은 시간은 더 절박하다.
개방적이던 자도 늙으면 폐쇄적이기 쉽고,
진보적이던 자도 늙으면 타산 적이기 쉽다.
거창한 무대라도 공연 시간은 얼마 안 되고,
훌륭한 무대라도 관람 시간은 얼마 안 된다.
자식이 없으면 자식이 있는 것을 부러워하나,
자식이 있으면 자식이 없는 것을 부러워한다.
대개 자식 없는 노인은 고독하기 마련이나,
대개 자식 있는 노인은 심난 하기 마련이다.
못 배우고 못난 자식은 효도하기 십상이나,
잘 배우고 잘난 자식은 불효하기 십상이다.
있는 자가 병들면 자식들 관심이 집중하나,
없는 자가 병들면 자식들 부담이 집중된다.
세월이 촉박한 매미는 새벽부터 울어 대고,
여생이 촉박한 노인은 새벽부터 심난 하다.
계절을 잃은 매미의 울음소리는 처량하고,
젊음을 잃은 노인의 웃음소리는 서글프다.
초년의 건강이 노년까지 가기란 쉽지 않고,
초년의 호강이 노년까지 가기란 쉽지 않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해도 약하면 소용없고,
고생 끝에 복이 온다 해도 죽으면 소용없다.
종말이 온다 해도 희망의 꿈을 심어야 하고,
종말이 온다 해도 희망의 꿈을 가꾸어야 한다.
심신이 피곤하면 휴식 자리부터 찾기 쉽고,
인생이 고단하면 안식 자리부터 찾기 쉽다.
삶에 너무 집착하면 상실감에 빠지기 쉽고,
삶에 너무 골몰하면 허무 감에 빠지기 쉽다.
영악한 인간은 중죄를 짓고도 태연하지만,
순박한 인간은 하찮은 일에도 불안 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