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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지중지 키웠던 자식들 다 떠나니 내 것이 아니었다.
꼬깃꼬깃 숨겨 놓은 옷장 속 지폐들 사용하지 않으니 내 것이 아니었다.
긴 머리칼 빗어 넘기며 미소짓던 멋쟁이 그녀, 늙으니 내 것이 아니었다.
나는 서재, 아내는 거실, 몸은 남이 되고 말만 섞는 아내도 내 것이 아니었다.
팔십인생 살아보니 내 것은 없고 빚만 남은 빚쟁이처럼 디기 서럽고 처량하다.
내 것 이라 곤 없으니 잃을 것도 숨길 것도 없다.
병없이 탈없이 살아도 길어야 십년이다.
아 생각해보니 그 나마 좋은 건 친구였다.
좋아서 손잡아 흔들어주고 웃고 말하며 시간을 잊게 해 주니...
서로에게 좋은 말해주고 기운나게 하고 돌아서면 보고싶고 그리운 사람 그는 친구였다.
친구야! 고맙다.
잘 먹고 잘 살 거라.
부디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보자구나.
세상이 다 변하여도 변함이 없는 건 오직 친구 뿐이더라.
건강은 몸을 단련해야 얻을 수 있고 행복은 마음을 단련해야 얻을 수 있다.
내면보다 외모에 더 집착하는 삶은 알맹이보다 포장지가 비싼 물건과 같다.
꿀이 많을수록 벌도 많이 모이듯 정이 많을수록 사람도 많이 모인다.
음식을 버리는 건 적게 버리는 것이요,
돈을 버리는 건 많이 버리는 것이고,
인연을 버리는 건 모두 버리는 것이다.
입구가 좁은 병엔 물을 따르기 힘들듯 마음이 좁은 사람에겐 정을 주기도 힘들다.
죽지 못해 살아도 죽고 죽지 않으려 살아도 결국엔 죽는다.
굳이 죽으려고, 살려고, 아둥바둥 애쓰지 마라.
삶은 웃음과 눈물의 코바늘로 행복의 씨실과 불행의 날실을 꿰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