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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소녀 시절엔,
어서 커서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지금은 세월이 너무 빨리 가서 멀미가 납니다.
말이 좋아 익어가는 거지 날마다 늙어만 가는데,
그 맑던 총기는 다 어디로 마실을 나갔는지...
눈앞에 뻔히 보이는 것도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책장 앞에서,
냉장고 앞에서,
발코니에서,
내가 왜 여길 왔지?
약봉지를 들고서,
약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아,
집 나간 총기를 기다리며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다음 날까지 돌아오지 않아서 애태우는 때도 있지요.
이렇게 세월 따라 늙어가면서
아 자신도 많이도 변해갑니다.
젊은 날에 받은 선물은 그냥 고맙게 받았지만,
지금은 뜨거운 가슴으로 느껴지고..
젊은 날에 친구의 푸념은 소화해 내기가 부담이 되었지만,
지금은 가슴 절절하게 함께 합니다.
젊은 날에 친구가 잘되는 것을 보면 부러웠지만,
지금은 친구가 행복해하는 만큼 같이 행복하고...
젊은 날에 친구의 아픔은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나의 아픔처럼 생각이 깊어집니다.
젊은 날에 친구는 지적인 친구를 좋아했지만,
지금의 친구는 마음을 읽어주는 편안한 친구가 더 좋습니다.
세월이 가면서 익어가는 나이가 준 선물이 아닐까 합니다..
그 선물은 바로 나와 함께 하는 당신입니다.
오늘이라는 아름다운 공간에 행복을 담아
나의 인연, 모든 분들께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미소와 함께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