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구름과 흐르는 물은 애초에 정해진 바탕이 없다.
일찍이 東坡(동파)는 자신의 詩에서
“行雲流水(행운유수),
初無定質 (초무정질).” 이라 하였다.
누구도 바다의 고향을 묻지 않는다.
바다의 고향은 강이었고 개천이었고 계곡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바다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돌아보면 누구나 자신의 ‘지나온 길’이 보이지만,
앞을 보고 걸을 때 ‘가야했던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정처없는 길이었다.
인생에 정해진 길이란 없다.
오직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일 뿐이다.
방법은 언제나 내 안에서 찾아야만 한다.
경로를 이탈한 변방의 아웃사이더에 불과 할지라도 무의미한 인생이란 없다.
세상의 ‘경로’란 것도 세속이 만들어 낸 관습과 문화일 뿐,
모든 인생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고정 불변의 것은 아니다.
모든 꽃이 반드시 봄에 피는 것은 아니다.
여름에도 피고 가을에도 피며 심지어는 겨울이 돼서야 피는 꽃도 있다.
사과나무와 떡갈나무가 자라는 속도가 다르듯
저마다 인생의 봄은 서로 다른 법이다.
과거를 돌아보지 말자.
어차피 세월은 흘러갔고 구름은 소멸할 뿐이다.
바다에게 고향이 의미가 없는 것처럼.
새는 날면서 뒤돌아보지 않는 것처럼.
나그네는 갈 길이 남아 있을때 행복한 법이다.
가지 않은 길이란 갈수 없었던 길이 아니라 가기가 두려워 회피한 길이다.
가지 못했던 길에 대한 후회는 쉬운 길을 선택했던자의 넋두리에 불과하다.
가지 못한 길을 뒤돌아보는 자보다 가지 않은 길을 걷는 자의 뒷모습이 더 아름답다.
그것이 길을 ‘아는자’와 길을 ‘걷는자’의 차이다.
누구나 인생을 순풍에 돛단 듯 순조롭게 살고 싶지만,
돌아보면 파란만장한 삶이 훨씬 더 아름답다.
행복이란 목적지에 있지 않고 목적지를 가는 여정에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도 모든 인생은 그 여정의 한 길목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