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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아가며 벗으로 아는 사람은 많아도
마음을 아는 벗은 얼마나 되겠는가?
주봉지기천배소 酒逢知己千杯少
화불투기반구다 話不投機半句多
"막역한 친구와의 술은 천 잔도 부족 하고
말섞기 싫은 사람의 말은 반 마디도 많다."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은 심지 말고
의리 없는 친구는 사귀지 말라 했다.
서로 술이나 음식을 함께 할 때에는
형님 동생이니 자네와 나라 하는 친구가 많으나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에 도와 줄 친구는 별로 없느니라.
길은 멀어도 찾아갈 벗이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기별 없이 찾아가도 가슴을 가득 채우는 정겨움으로 맞이해 주고
이런저런 속내를 밤새워 나눌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한 인생이 아니겠는가?
부부간이라도 살다 보면 털어 놓을 수 없는 일이 있고
피 나눈 형제라도 말 못할 형편이 있는데
함께 하는 술 한잔 만으로도 속마음이 이미 통하고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마주하면 내 심정을 아는 벗이 좋다.
좋고 성공할 때 이런저런 친구가 많으나
힘들고 어려우면 등 돌리고 나 몰라라 하는 세상 인심인데,
그래도 가슴 한점 툭 털어 내놓고 마주하며
세월이 모습을 변하게 할지라도 보고 싶은 얼굴이 되어
먼 길이지만 찾아갈 벗이라도 있으면 행복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