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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에서 한 장면이 끝나면 갑자기 불이 꺼집니다.

두터운 커튼이 내려오고 무대가 캄캄해집니다.

커튼 뒤에서 드르륵 바퀴 굴리는 소리, 뭔가 뚝딱거리는 소리도 들립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당황하지 않습니다.

저 커튼 뒤에는 방금 본 장면과는 다른 장면이 무대 위에 설정되고 있음을

관객들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커튼이 올라가고 불이 환하게 들어오면 새로운 장면이 열리고

무대에는 다른 인물이 나옵니다.

전 장면에서 보았던 그 배우가 다른 옷을 입고 다른 가발을 쓰고

다른 사람이 되어있습니다.

같은 사람이 다른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새롭게 웃고 떠들기도 합니다.

 

단막극은 장면 하나로 다양한 애환을 압축해 전개하지만,

연극은 그 장면이 훨씬 다양합니다.

소망이 없어 보이는 우울한 장면도 있지만 웃음과 기쁨을 주는 장면도 있습니다.

언제 이전의 아픔이 있었냐는 듯 희망의 노래도 부릅니다.

 

인생은 단막극이 아닙니다.

이번 막에서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배역이라도

커튼이 내려왔다 올라가 다음막이 펼쳐지면

즐겁고 행복하게 웃는 배역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인생이라는 연극도 다양한 장면을 통해 계속 발전해 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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