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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가락처럼 늘어져 집에 들어온다.

 

별을 품고 나갔다가 

어둠을 짊어지고 녹초가 된 아버지

베란다로 나가 혼자서 담배를 피운다.

 

한 개비의 담배를 깨물다가 

새가 떠난 창밖의 나무가지처럼

아버지의 눈빛이 떨린다.

 

누가 아버지의 꿈을 훔쳐 갔을까

창밖의 나무는 뼈 빠지게 악악거리고

바람은 거침없이 몰아친다.

 

아버지가 내뱉은 담배 연기는 창밖으로 뛰쳐나가

물거품이 된 꿈처럼 허공으로 소리없이 사라지고

바람에 시달리는 나뭇잎은 추락 직전의 구조조정같다.

 

따뜻한 밥상 앞에 앉아 밥 대신

눈물 젖은 소주를 마시는 아버지

속이 얼마나 탓을까.

 

소주가 입으로 들어가자

못다한 열정이 눈에서 뜨겁게 쏟아졌다.

 

아버지의 심장 한 복판에 앉아

아버지의 아픈 가슴을 말없이 듣고있는 나는

아들의 아들 그 아들에게까지

아버지의 뜨거운 술잔을 이야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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