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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가 나 자신을 지키기도 하고 해치기도 한다는 뜻을 가진

고사성어 '신상구(身上口)'의 유래입니다.

 

옛날 옛적, 바닷가 작은 마을에 효심 깊은 한 젊은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오랜 병환 끝에 점점 기력이 쇠해져만 갔습니다.

젊은이는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하고자 최선을 다해 방법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어른들로부터

오래 산 거북이를 끓인 물을 마시면 병이 나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젊은이는 거북이가 있을 만한 곳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천 년은 족히 살았을 법한 거대한 거북이를 발견했습니다.

 

혼자 힘으로 옮기기엔 무거운 거북이를 지게에 실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젊은이는 땀이 비 오듯 쏟아져 뽕나무 아래에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거북이는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나는 솥에 백 년을 끓여도 죽지 않는다."

 

그 말을 듣고 있던 뽕나무는 젊은이에게 조용히 속삭였습니다.

자신을 장작으로 사용하면 그 거북이도 금세 죽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젊은이는 그 말의 뜻을 깊이 새기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와 거북이를 솥에 넣고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불을 때도 거북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그제야 뽕나무의 말을 떠올렸습니다.

 

서둘러 다시 숲으로 달려간 그는 뽕나무를 잘라 와 장작으로 불을 피우자

거북이는 서서히 움직임을 멈추었고,

그 끓인 물을 아버지께 드리자 오랜 병도 조금씩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거북이가 자기 자랑을 하지 않았다면 죽지 않았을 것이고,

뽕나무도 괜한 말을 하지 않았다면 장작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말 한마디는 나를 지키는 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나를 상처 입히는 칼날이 되기도 합니다.

항상 조심스럽고 따뜻한 마음으로 말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차라리 밑 빠진 항아리는 막을 수 있지만, 코 밑에 가로놓인 입은 막기 어렵다.

                                            – 명심보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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