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번째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 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애송시 1위인 윤동주의 서시, 그 첫 문장이다.
왜 이 문장이 우리의 가슴에 그토록 메아리칠까?
겨레의 아픔과 함께한 '윤동주' 시인과 시가 지닌 고결한 마음과 멀리 보면
기독교, 불교 등 종교가 지향하는 깨끗한 마음을 통해서 인것 같다.
▶ 두번째
"신에게는 아직 열 두 척의 배가 있사 옵니다" 이다.
한국인이라면 남녀없이 이 문장을 좋아한다.
선조는 누명을 쓰고 백의종군하던 충무공 이순신에게
다시금 삼도수군통제사(三道水軍統制使)를 맡기며
"지휘할 수군이 없다면 권율을 돕도록 하라"고 한다.
하지만 충무공은 열두 척이 있음을 밝히며
"죽을 힘을 다해 맞서 싸우면 이길 수 있사 옵니다.
미천한 신(臣)이 아직 죽지 않았으니
적들이 감히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 옵니다"라고 보고하고,
열두척의 배를 이끌고 적선 333척을 격파하여
세계 해전사에 최고의 빛나는 기적을 이룬 명량 대첩이다.
이 문장을 읽으면 콧등이 시큰둥해진다.
▶ 세번째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리니 꽃 좋고 열매 많 나니,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그치니 내(川)가 되어 바다에 가나니'이다.
한글 최초의 시가집인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를 통틀어
가장 아름답고 균형이 있으며 유명한 문장이다.
이 문장의 키워드는 '뿌리 깊은 나무'와 '샘이 깊은 물'인데,
뜻이 깊고 정이 가는 말이다.
우리는 끈기 있고 은근하며 심지가 굳은 마음을 좋아한다.
▶ 네번째
애국가의 첫 구절.
'동해물 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 하사 우리나라 만세'이다.
이 문장을 모르는 이는 없겠지만 이 노랫 말을 지은 분을 아는 이는 없다.
그래도 그분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프랑스와 미국의 국가를 들어보면 피가 튀고, 화염이 날아가며
영국과 일본의 국가는 왕을 찬양한다.
얼마나 사랑하면 동해물이 마르고 백두산이 닳도록 영원하기를 바랄까?
▶ 다섯번째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이다.
우리에게 삶은 아득한 고갯길을 넘어가는 것,
님이랑 함께 가야지만 가능한 것이라고 이 문장은 말한다.
◈ 우리가 바르고, 꿋꿋하며, 맑고, 따뜻한 혼을 지닐 때, 이겨내지 못할 것은 없다고,
우리와 함께 하는 이 다섯 문장들은 말하고 있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