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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드니까 글쎄
혓바닥도 같이 늙어 가는지 음식 맛도 잘 모르겠어.
내 딴에는 최대한 싱겁게 끊였는데
애들은 너무 짜다고 난리야.
콩나물도 맛없다,
김치도 맛없다.
엄마 솜씨가 왜 이렇게 형편없어 졌냐고 타박들이야.
남편은 아무소리 않는데 말이야.
그러고 보니
그 양반도 맛있어서 아무소리 안한 게 아니라
맛을 못 느껴서 그랬나 봐.
인생의 겨울이 왔다고
너무 낙심하거나 서러워할 것 없습니다.
나무도 때가 되면 꽃도 지고 잎도 떨어집니다.
자연의 이치,
세상의 이치를 겸허하게 받아 들이는 것,
주름은 많아져도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것,
함께 나이 들어가는 사람의 얼굴을 보며
웃음 잃지 않고 기운 넘치게 사는 것,
나이 들어 맛있게 사는 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