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기에 접어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인생을 돌아보게 됩니다.
젊은 시절에는 직업과 지위, 재산과 명예가 인간관계의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했지만,
세월이 흐른 뒤에는 결국 사람 곁에 남는 것은 따뜻한 인연과 진실한 친구입니다.
언제든지 연락하면 기꺼이 만나고, 만나면 마음이 편안하며,
함께 식사하고 차를 마시며 웃을 수 있는 친구야말로 황혼기에 가장 큰 재산입니다.
동양의 고전들은 오래전부터 참된 우정과 친구의 도리를 가르쳐 왔습니다.
1. 친구는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다.
《명심보감》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벗을 사귐에 있어 의리를 귀하게 여기고, 이익을 앞세우지 말라."
진정한 친구는 이해관계로 맺어진 사람이 아닙니다.
서로의 처지와 형편을 이해하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사람입니다.
황혼기에 필요한 친구는 재산이 많은 사람도 아니고, 높은 벼슬을 지낸 사람도 아닙니다.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입니다.
2. 과거의 직업과 지위를 내려놓아야 한다.
은퇴 후에도 과거의 직책이나 명예를 붙잡고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친구 사이에서는 과거의 벼슬과 직업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늘의 인간적인 모습이 중요합니다.
《채근담》은 말합니다.
"공명을 지나치게 탐하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욕심을 버리면 마음이 넉넉해진다."
황혼기의 친구는 전직 장관도, 전직 사장도, 전직 교수도 아닙니다.
그저 한 사람의 친구일 뿐입니다.
3. 재산보다 정이 중요하다.
젊은 시절에는 경제적 능력이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노년의 우정은 다릅니다.
재산의 많고 적음보다 사람의 따뜻한 정이 중요합니다.
차 한 잔을 마시더라도 서로 부담을 주지 않고 배려하는 친구가 좋은 친구입니다.
식사값을 계산하면 상대방은 자연스럽게 찻값을 계산하며 고마움을 표현합니다.
이러한 배려가 우정을 오래가게 만듭니다.
4. 종교와 사상을 강요하지 않는다.
황혼기에는 각자의 삶의 경험이 다르므로 생각과 신앙도 다양합니다.
친구 사이에서는 서로의 종교와 사상을 존중해야 합니다.
《예기》는 사람을 대함에 있어 공경과 존중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상대의 생각을 인정하고 경청하는 태도가 예의입니다.
내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면 친구는 멀어집니다.
5. 친구는 자주 만나야 한다.
《사자소학》은 벗과의 신의를 중요하게 가르칩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안부를 묻고 소식을 전하는 것은 우정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특히 황혼기에는 "언제 한 번 만나자."라는 말보다
"이번 주에 얼굴 한번 봅시다."라고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우정은 만나야 깊어집니다.
6. 친구의 허물을 들추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과거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러나 친구의 실수나 실패를 반복해서 꺼내는 것은 예의가 아닙니다.
《명심보감》은 남의 허물을 말하기보다 자신의 허물을 살피라고 가르칩니다.
좋은 친구는 상처를 건드리는 사람이 아니라 상처를 덮어 주는 사람입니다.
7. 친구의 자존심을 지켜 준다.
황혼기에는 건강, 경제력, 가족 문제 등으로 인해 마음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이때 친구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말은 삼가야 합니다.
조언은 하되, 훈계하지 말고, 격려는 하되 비교하지 말아야 합니다.
상대를 존중하는 말 한마디가 우정을 더욱 깊게 만듭니다.
8. 어려울 때 곁에 있는 친구가 진짜 친구다.
《채근담》은 어려움 속에서 사람의 진심을 알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 배우자를 떠나보냈을 때,
사업에 실패했을 때, 가족 문제로 힘들어할 때,
전화 한 통, 안부 한마디, 따뜻한 방문 한 번이 큰 힘이 됩니다.
좋은 친구는 즐거울 때보다 어려울 때 더욱 빛이 납니다.
9. 친구와 경쟁하지 않는다.
황혼기에도 은근한 비교와 경쟁은 우정을 해칩니다.
누가 더 건강한가, 누가 더 부유한가,
누가 더 성공한 자녀를 두었는가를 비교하면 마음이 멀어집니다.
친구는 경쟁 상대가 아니라 동행자입니다.
함께 늙어가며 서로 응원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10. 웃음을 나누는 친구가 소중하다.
모처럼 만나서 정치 이야기로 다투고, 종교 이야기로 논쟁하고,
과거 이야기로 자랑만 늘어놓는다면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함께 웃고, 함께 걷고, 함께 차를 마시며,
소소한 일상 속에서 즐거움을 나누는 친구가 가장 좋은 친구입니다.
11. 감사할 줄 아는 친구가 아름답다.
사소한 배려에도 감사하고, 전화 한 통에도 고마워하며,
만남 자체를 소중하게 여기는 친구는 나이가 들수록 더욱 빛이 납니다.
감사는 우정을 지켜 주는 가장 좋은 덕목입니다.
12. 황혼기의 친구는 인생의 마지막 선물이다.
젊은 날의 친구가 세월을 견디고 황혼기까지 함께한다는 것은 큰 복입니다.
친구란 언제든 연락할 수 있고, 만나면 반갑고, 헤어질 때 또 만나고 싶은 사람입니다.
과거의 직업도, 벼슬도, 재산도, 종교도, 사상이념도 내려놓고,
서로의 건강을 걱정해 주고, 식사를 나누고, 차 한 잔의 정을 나누며,
남은 인생길을 함께 걸어가는 벗이야말로 황혼기에 얻을 수 있는 가장 귀한 재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