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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아름다운 마무리

자유글 조회 수 863 추천 수 0 2013.05.16 06:35:27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


웰빙 웰다잉 연구회에서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 강연이 있다고 해서 참석했다. 죽음은 자연의 섭리로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고통 없이 건강하게 살다 죽기를 바란다. 삶의 마무리 위해 일반적으로 대부분이 첫째로 가족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 둘째로 임종시 가족들이나 의미 있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을 원한다고 한다.

요즈음은 우리는 웰빙(Well-being)만큼 인간답고 품위있는 죽음인 웰다잉(Well-dying)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삶의 질과 마찬가지로 죽음의 질도 중요시하고 있다. 고통 없이 자식들에게 부담 주지 않으면서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죽음을 맞는 것이 모두의 바람이다. 우리는 이제껏 치료에만 관심이 있었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았다. 환자의 생명을 늘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우리는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병약한 환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시술을 하곤 했다. 과연 이렇게 연장된 생명이 얼마나 가치 있고 질이 높은지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요즈음 사람들은 중환자실에서 가족과 격리된 채 맞는 죽음을 가장 피하고 싶다고 한다. 자식들이 죄책감 없이 부모를 보내고 환자 자신이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려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절하겠다는 ‘사전 의료 의향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거절, 시기, 작성자와 증인의 서명 등이 내용을 담는다고 한다. 우리가 평생 지출하는 의료비의 절반을 죽기 전 한 달 동안, 25%를 죽기 전 3일 동안에 쓴다고 한다. 또 아직 우리는 가족이 환자에게 병의 진전 상태를 말하지 않아 환자 본인은 자신의 임종을 모른 채 죽는다고 한다.

사전의료 의향서의 작성 시점도 대부분 1주일 전 무렵이라고 한다. 환자가 의식을 잃고 사경을 헤맬 때가 돼서야 연명 치료 거부를 환자 대신 가족이 결정한다고 한다. 아직 우리 사회가 죽음의 이해 부족, 죽음의 교육 부족 상황이라고 한다. 선진국에서는 목숨에 매달려 초조해하지 않고 품위있는 죽음을 맞자는 ‘슬로 메디신(slow medicine)’ 운동이 번지고 있다고 한다.

작년 늦가을이다. 가까운 지인 세 부부가 영화관을 찾았다. ‘엔딩노트’이다. 영화관에 입장하려고 대기실에서 보니 관객의 대부분이 중년을 넘었다. 영화는 갑작스러운 죽음을 부정하지 않고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알고 자신의 ‘인생의끝’을 마무리하는 한 남자의 관한 리얼 다큐멘터리 영화다. 실제 주인공의 막내딸이 아버지의 일상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담담한 어조로 나레이션을 하여 관객에게 전한다.

내용은 정년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던 ‘스나다 도모야키’ 씨가 건강 검진을 통해 말기 암 판정을 받는다. 예상치 못한 죽음 앞에 ‘스나다’ 씨는 자신의 버킷 리스트인 ‘엔딩노트(Ending note)’를 작성해 가면서 가족과의 이별을 준비한다. 평소의 꼼꼼한 성격대로 ‘엔딩노트’에 따라 장례식장 답사하기, 가족들과 행복한 여행 떠나기, 손녀들과 함께 더 놀아주기, 세례명 받기, 한 번도 찍어보지 않았던 야당에 표 한 번 주기, 사랑한다는 말하기 등을 차례로 해 나가며 가족과 소중한 추억 쌓기를 한다.

특유의 유쾌함으로 여느 때와 다름없는 생활을 한다. 가족들도 의연하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죽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의연한 자세로 죽음을 맞이하는 감동적 영화다. 딸은 아버지의 마지막을 영상으로 남겼다. 소중한 사람들을 남겨두고 떠나는 추억 선물이다. 하나의 ‘가족 기록 영상’으로 남을 수 있었던 촬영이 영화화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은 진한 눈물을 흘렸다. 일반적인 영화가 아니라 리얼 다큐멘터리여서 더 가슴에 와 닿았던 것 같다. 영화 후 저녁 식사 자리에서 갑자기 거구의 xx 소장님이 손수건을 눈으로 가져 가셨다. 몇 년 전 서울대 병원에서 폐암 판정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하시다가 지금은 완치된 상태이다. 병원에서 항암 주사를 맞으실 때 병 문안을 다녔다.

암 병동에서 환자들이 항암 주사를 맞는데 정적이 흐르던 기억이 난다. 소장님은 우리보다 더 진한 감동을 느끼셨던 것 같다. 지금도 그날, 그분의 어깨 들썩거림을 잊을 수가 없다. 우리 모두 ‘죽음’이라는 것이 찾아오기 전에 ‘아름다운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데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삶의 완성이라고 한다. ‘떠나는 이’와 ‘떠나 보내는 이’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시간에 의미 없는 연명 치료보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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