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prev 2021. 10 next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여보게 친구!|

자유글 조회 수 955 추천 수 0 2013.05.17 11:45:06

여보게 친구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 순간 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 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 사람 마음 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 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생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 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 가지 계획과 만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 지는구나.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묘향산 원적암에서 칩거하시며

많은 제자를 가르치던 서산대사께서

85세의 나이로 운명하시기 직전

위와 같은 시를 읊고 나시어

많은 제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가부좌를 하시고 앉아 잠든 듯

입적 하셨다고 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공지 기타 컴퓨터로 TV보기 (지상파 및 종편)
공지 기타 신문 잡지 보기
168 유머 웃고 있는 시체
167 유머 어느 회사의 사훈
166 유머 아이고 우짜꼬~!
165 유머 아빠꺼는 농구공?
164 유머 할머니가 불만인 이유
163 사진 흑백 사진작품
162 유머 생각을 바꾸니
161 자유글 머피의 법칙 모음
160 유머 기막힌 대답
159 사진 세계에서 최고와 최대
158 유머 혼자 주무시기 쓸쓸하지요
157 유머 알몸으로 뛰는 이유
156 자유글 늙지 않는 비결
155 유머 여3 보4 이야기
154 유머 황당한 사진
153 사진 2012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수상작
152 사진 깃털위에 그린 멋진 그림
151 유머 대륙시리즈
150 유머 교통 사고나면 제일 먼저 빨리 오는 사람
149 유머 말장난 360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