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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향곡을 작곡한 차이코프스키는 러시아의 작곡가가 대게 국민악파임에도

모차르트의 영향을 많이 받아 고전파와 절충하였다하여

음악사에서는 절충파라고도 한다. 차이코프스키는

일생 동안 결혼도 하지 않은 채 고독하게 살면서 우울증과 피해망상증에

사로잡히면서도 불굴의 예술을 창조한 위대한 작곡가이다.


신경쇠약과 우울증에 시달리면서도

차이코프스키는 은방울꽃을 꽃 중의 여왕이라며 좋아해

봄이면 화병에 은방울꽃을 꽂았다고 하니 또 얼마나 순수한가....

또 그는 6개 국어를 사용할 정도로 어학에 능해서

바이런, 괴테, 실러, 모파상, 디킨스, 졸라 등의 작품을 원어로 읽었다고 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러시아어 번역판으로 읽고 불만스러워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 40세 때였다는 일화도 있다.


차이코프스키는 6개의 교향곡을 썼지만 마지막 작품이 되고 만 6번 교향곡

비창은 인생에 있어서의 절망과 패배, 그리고 죽음에의 공포 등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부정의 정서를 나타내고 있다.

차이코프스키가 죽은 해인 1893(53세)의 5월에 그는 영국의

캐임브리지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도우버 해엽을 건너갔다.

그리고 6월13일 그리이그, 브르흐, 보이트 등과 같이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여행 전부터 쓰고 있던 대작<비창>작곡에 몰두 하였다.

전곡의 오케스트레이션과 피아노용 편곡은 8월에 완성되었고

초연은 10월28일에 페테르부르크의 러시아 음악 협회의 연주회 때 이루어졌다.

지휘는 물론 차이코프스키였다. 그러나 그 때의 평판은 좋지 못했다.

이 곡이 갖는 이색적인 스타일과 절망적인 어둠에

오케스트라 단원도 청중도 매우 냉담했다고 한다.


첫 연주 이튿날, 동생인 모데스트는 차를 마시고 있는 형의 방에 들어갔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교향곡에 붙일 주제를 생각하고 있었다.

“형님! <비극적>이란 이름은 어떨까요?”

“글쎄......”별로 마음에 들지 않은 듯 그는 대답했다.

“모디! 모디! <비창> 어때? 그래 ‘비창’ 좋군.”

즉각 스코어에 그 표제를 써 넣었다.

이것이 <비창>이라고 하는 제목의 유래이다.

그렇다면 이 <비창>은 무엇을 의미하는 말일까?

이 교향곡은 인생을 관조하는 곡이라고도 한다.

또 초연된 5일 뒤에 친구와 식당에서 냉수를 마신 것이 잘못되어 

유행하던 콜레라에 걸려 차이코프스키는 급사한다.

결국에 <비창>은 그의 인생 최후의 심정을 고백한 고뇌와 비탄의 곡이 되었다.

그리고 그가 죽은 지 2일 후 <비창 교향곡>은 재연되었다.

차이코프스키의 죽음을 생각하며 다시 듣게 된 청중들은 그때야

이 교향곡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게 되었고 곡의 선율이 뿜어내는

고뇌의 핵은 청중을 울음바다로 만들고 말았다.


차이코프스키가 이곡을 작곡하고 있을 때,

생질인 다비토프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번에 새 교향곡에는 표제가 있는데, 그 표제는 모든 사람이

수수께끼가 되는 그런 표제일세. 그 표제는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것으로

나는 여행 중에 이 곡을 머리속에서 작곡하면서 자주 눈물을 흘렸네.”

이와 같이 <비창>은 차이코프스키가 설명하지 않는 한

아무도 모르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차이코프스키를 ‘애수의 작곡가’라고도 하듯이 병적일 만큼 내성적이고

또 신경질적이고 우울했던 성격과 가정적으로 불우했던 환경을

<비창>과 결부시킬 수도 있지만, 그 당시의 러시아 전체를 감싸고

있던 암흑의 공기와도 무관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납덩이와 같은 짓눌린 하늘 밑에서, 밑바닥 생활로 신음하고 있던

민중들의 절망감이라든가, 비애라든가, 죽음에 대한 공포라든가,

혹은 그것을 물리치고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들의 허무한 정열을

이 곡으로 나타내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러시아의 역사를 보면 피터대제나, 에카텔리나 2세의 태평성대 때에도

국내는 늘 동요하고, 전국 각지에서 반란이 끊일 사이가 없었다.

귀족과 일부 계급 사람들은 호화로운 생활을 하였지만 일반 대중은

상상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한 생활을 하였다.

러시아의 문호 토스토에프스키도, 체홉도, 투르게네프도, 그리고

차이코프스키도 모두 이 불안한 시대, 암흑의 시대에 살고 있었다.


차이코프스키는 “예술가의 신분을 가진 것이 얼마나 행복한 사실인가

우리들이 오늘날 몸으로서 체험하고 있는 이 음산하기 짝이 없는

시대에는 단지 예술만이 짓눌린 현실로부터 주의력을 벗어나게 하기 때문이다”

라고 그 시대의 암울한 환경을 대변하고 있다.

그들에게 예술은 도피 장소였던 것이다.

실러는‘예술가는 그 시대의 아들이다’라고 말처럼 차이코프스키도

그 시대의 암울함을 이 곡을 통해서 알리려고 한 것이 아닐까?

<비창>을 이해하려면 러시아의 문학작품을 읽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토스트에프스키의 ‘죄와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등은 공통점이 많은 것 같다.


작곡가는 자신의 생명의 핵을 하나씩 소진시켜 가며

곡을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때문에 예술을 접하는 이들도 보다 깊은 정신세계에의

탐구를 바탕으로 예술에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적어도 세속적인 고통이 아니라 인간이기에 경험해야 할

원초적 고뇌에 바탕을 둔 욕심 없는 마음으로

<비창>을 들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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