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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잘 맞기 위해서는 죽음에 대해 철저하게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죽음 준비 교육의 구체적 목표는 무엇인가.
죽음학의 세계적 권위자 알폰소 데켄(78, 예수회, 일본 상지대 명예교수) 신부는 자신의 저서와 수 차례에 걸친 방한(訪韓) 강연 등을 통해 죽음 준비 교육의 목표를 15가지로 나눠 설명한 바 있다.
 다음은 데켄 신부의 '15가지 죽음 준비 교육 목표'에 토대를 두고 새롭게 정리한 것이다.
 
 ▲인생의 가치관 재정립
 20세기 독일의 실존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인간을 '죽음의 존재'라고 정의했다.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유한한 존재라는 의미에서다.
인간은 죽음을 직시함으로써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그리고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이는 '짧은 인생을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좋을까'라는 삶에 대한 성찰로 이끈다. 죽음에 대한 사색이 삶에 대한 반성으로 이끄는 것이다.

 ▲죽음에 대한 공포로부터 해방
 죽음에 관한 극단적 공포를 줄이고 심리적 부담을 제거하는 것이다.
죽음이라는 말을 입에 담는 것조차 꺼리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죽음에 대한 공포다.
대다수 임종환자들은 죽음에 대한 과도한 공포 때문에 정서가 마비됨에 따라 죽음의 과정을 통해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만다.
 환자들이 갖고 있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덜어줘야 할 의료진이 죽음에 대해 공포를 갖고 있다면 이 또한 큰 문제다. 이 경우 임종환자들과 올바른 소통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죽음 준비 교육은 여러 종류의 죽음 공포를 찾아내고 분석함으로써 이런 공포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대면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내세에 대한 희망
 인생은 죽음으로 막을 내린다.
죽음으로 모든 것이 무(無)로 돌아간다면 산다는 것이 참으로 허무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죽음이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죽어도 지금의 내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된다고 상상해보라. 그것만으로도 죽음에 대한 공포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현재의 삶이 내세의 삶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면 현재의 삶에 대한 자세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유물론에서 출발한 현대과학으로 사후(死後)의 존재를 증명하기란 힘들다. 물론 죽으면 다 사라지고 만다는 것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 그러나 과학만이 능사가 아니다. 또 과학도 과학 나름이다. 고통스러운 죽음의 과정을 겪고 있는 환자에게 영적으로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영원한 미래에 대한 소망이다. 죽음 준비 교육은 죽음이 결코 마지막이 아니라는 희망을 전한다.

 ▲죽어가는 과정에 대한 이해
 삶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환자들이 어떤 문제들에 봉착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의료진이 더 이상 도움을 줄 수 없는 단계에 있는 환자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은 가족과 친지들이다. 환자가 필요로 하는 것은 의료적 치료와 함께 따뜻한 인간적 배려다. 죽어가는 사람을 영적으로 도와주는 일의 필요성과 방법을 깨닫게 하는 것이 또한 죽음 준비 교육의 중요한 목표다. 누구나 언젠가는 죽음에 직면하는 가족과 친지를 대면해야 한다.

 죽음 과정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1926~2004) 박사는 죽을 병에 걸린 환자의 반응을 5단계로 설명했다.
첫 번째, 자신은 결코 죽지 않을 것이라며 죽음을 부정한다.
두 번째, 죽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분노한다.
세 번째, 어떻게 해서든 생명을 연장하고자 타협한다. '몇 달만 더 살게 주신다면…' '살게 해주시면 착하게 살겠다' '아들 결혼식까지만 살려달라'는 식이다.
네 번째, 더 이상 회복 가능성이 없다고 느끼면서 우울증에 빠진다.
다섯 번째, 네 번째까지 단계를 다 지나게 되면 환자는 이제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데켄 신부는 여기에
여섯 번째, 소망을 갖게 되는 단계를 추가했다.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 그리고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를 갖는 것이다. 내세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가진 종교인에게 해당하는 경우라고 하겠다.

 ▲죽음과 관련된 생명윤리ㆍ의학ㆍ법학적 이해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해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받지 않겠다는 이들은 미리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또 편안한 임종을 가능하게 하는 호스피스 병원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의미 있는 죽음이 되도록 장기기증이나 시신기증과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고 결정해야 한다.

 법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유언장을 작성하는 일이다. 재산 문제뿐만이 아니다. 가족과 친지에게 하고 싶은 말을 미리 작성하는 것은 사랑하는 이들과 현재 자신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이 모든 것을 죽음에 임박해서가 아니라 평소 준비해둬야 하는 것이다.
 
 죽음 준비 교육은 이 밖에도 사랑하는 이를 잃었을 때 성숙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자살을 방지하며, 말기 환자의 알 권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자신에게 맞는 장례 형태를 고르게 하며, 죽음에 관한 철학을 갖도록 이끈다.

    죽음 준비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연극 대사 한 대목을 들어보자.
 "내가 괜한 소리 하는 것 같지만 죽는 것도 사는 것처럼 계획과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거여. 한 사람의 음식 솜씨는 상차림에서 보여지지만, 그 사람의 됨됨이는 설거지에서 나타나는 법이거든. 뒷모습이 깔끔해야 지켜보는 사람한테 뭐라도 하나 남겨지는 게 있는 거여."
(연극 '염쟁이 유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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