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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발자취를 더듬다보면
가슴에는 싸한 아픔, 눈물뿐이네.
젊음이 있을 때는 그리도 세월이 더디 가더니,
늙고 나니 세월은 빛이었고 화살이었네.

 

미운 사람, 고운 사람 더러는 이승을 등진 사람도 있어
그리운 만큼 가슴이 더 답답만 하네.

 

살면 얼마나 살겠다고 미워하고 등 돌리고 싸움질하며
남의 가슴에 못질하며 살아왔는지
남의 얼굴에 손가락질하며 살아왔는지...

 

하루해 저문 길에서 뒤돌아보면
인생은 별게 아니야, 너무 허전해.
트인 음성도 힘을 주어 더욱 다듬고
거울에 비친 얼굴에다 또 거울 들이 대며
어지간히 으스대며 살아왔어도
남는 것은 빈손, 빈 손 뿐이네.

 

자식 낳아 기르면서 오직 내 것이라며 모아온 재산,
낙엽 지듯 병이 드니 죽음 앞에선 부질없는 꿈이었네.
허무뿐이네.

 

그 누구도 날 대신해 떠날 자 없고
체면이며 지킨 권위도 번거로울 뿐
내 가슴에 내가 박는 저 망치소리,
젊은 날엔 의욕 하나로 잊고 왔지만
그림자처럼 날 따라온 저 망치소리,
세월의 관을 무덤에 넣는 저 슬픈 소리.

 

그대는 아는가? 빈손인 것을,
홀수로 와서 끝내는 홀수로 가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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